며칠 전,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라는 노래가 나왔다.
그 노래는 남편의 18번이었고, 나도 무척 좋아하는 노래였다.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 높여 노래를 따라 불렀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우리는 선뜻 내리지 못하고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들을때마다 늘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
나의 꿈많던 시절을 함께 했던 애인같은 친구....
나의 가장 맑고 고왔던 모습을 고스란이 기억하고 있는 친구....
그 친구를 통해 soul mate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하고서, 만나는 것은 고사하고 전화통화조차 자주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 통화를 훼방할 것 같은 두 아들은 밖으로 내보내고
친구집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033 - *** - ****
바로 친구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우리는 간단한 안부를 물은 후 사는 이야기, 아이 이야기, 투표한 이야기 등등 다양한 화제를 넘나들며 수다를 떨었다.
하지만 친구 아이들의 방해로 가끔 통화를 중단해야 했다.
제대로 수다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이미 아줌마가 된 우리들은 떠드는 시간조차 온전히 내 시간으로 갖기 힘들었다.
결국 친구의 작은 아이가 오빠와 싸우다 울음을 터뜨려서
우리는 아쉽게 전화를 끊어야했다.
다음 통화를 기약하는 작별인사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친구는 아이를 달래려고 황급히 수화기를 내렸다.
마음속으로 휑한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아쉬움과 허전함이 느껴졌다.
이제는 기억속에만 남겨진 그 시절의 대화....웃음.... 아픔.... 맑던 눈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