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기본 주제방 2004/03/23 16:26   http://blog.azoomma.com/wangel/121341

2004년 3월 22일 월요일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비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가게'에 가 보기로 했다.

알뜰한 친구 하나가 그 가게를 무척 좋아한다. 친구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가격도 저렴해서다.

거실장이며 장식장, 책, 옷, 장난감 등등....친구는 멀쩡한 물건을 깜짝 놀랄만한 가격으로 사 와서는 자랑하곤 했다.

마침 가족들 봄 옷도 필요하고 해서 먼저 그 곳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버스를 타고 이십분 남짓,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학생들도 많았다.

이층은 책과 음반, 비디오테이프 등이 있었는데 한무리의 학생들이 주저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만물상처럼 없는게 없는 그곳에서 나는 남편 상의와 내가 입을 티셔츠, 책 두권을 사고 만사천원을 지불했다.

 

그 가게를 나오며 그동안 내가 생각없이 버린 것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려진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유용하게 다시 사용될 수도 있었을텐데....

그 수익금은 또 좋은 일에 사용되고....

그야말로 일거삼득 아닌가 싶다.

철이 바뀌어 옷을 정리 할 때는 멀쩡해도 꼭 버리게 되는 옷가지들이 나온다. 특히 아이들 옷은 더더욱.

이제는 잘 보관해 두었다가 아름다운 가게에 나눌 것이다.

 

 

 
우리는 외형적으로는 풍요 속에 살면서 우리의 마음은 나날이 공허하고 남루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 주변에는 남아도는 물건이 지천인데 이 세상 어딘가에는 그런 물건이 없어 힘들어 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쪽으로 치우친 재화가 물 흐르듯 흐르게 하는 사업과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아름다운가게’입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쓰지 않는 헌 물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새 것이라도 내게는 필요 없는 물건을 필요한 이웃을 위해 내놓는 사람들이 모여 나눔을 실천하는 장입니다. 기증받은 헌 물건을 모으고 손질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싼 값으로 되팔아 다시 사용하도록 하는 순환을 지향합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생활운동’이면서 ‘비즈니스’이므로 장사를 잘해서 이문을 남겨야 합니다. 다만 다른 비즈니스와 다른 점은 돈을 버는 목적이 철저히 자선과 공익에 있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이 운동은 자선과 공익을 위한 ‘재사용 운동’으로서, 우리 한국사회에는 비교적 생소한 새로운 형태의 생활운동입니다. 우리는 참신한 발상과 전문적 경영 마인드로 아름다운가게를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새 획을 긋는 NGO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로 상근자와 자원활동가들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물건을 기증받아 운반하고 분류하며, 손질하고 수선하는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을 통해 물건을 내놓은 분들의 마음과 그 물건들은 요긴하게 쓸 이웃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아름다운가게의 일꾼들은 이 일을 사명으로 알고 함께 신명으로 일합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앞으로 ‘한국의 옥스팜(Oxfam)’이 되고자 합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옥스팜은 헌 물건을 판매하며 얻은 수익으로 제3세계의 빈곤 구제와 사회 지원에 쓰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옥스팜’을 모델로 삼아 전국적인 네크워크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제3세계의 사람들과 손잡고 그들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소리 없는 생활혁명’입니다. 헌 물건을 기부하고 재사용하기 뿐만 아니라 장바구니 사용하기, 무공해 세제 만들어 쓰기 등 일상 속의 실천을 함께 합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소외된 이웃과 소통하는 열린 마당을 제공하며, 지역 주민의 생활문화 공간으로도 기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작은 변화와 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