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두 아들 이야기 2004/02/21 00:09   http://blog.azoomma.com/wangel/117626

겨울이 봄에게 자리를 내 준듯 포근한 날이다.

거리에 늘어놓은 작은 화분에는 원색의 꽃잎이 파름한 잎에 싸여 반짝이고

그 모습은 봄볕보다 더욱 눈부셨다. 

이유없이 바깥으로 나돌고 싶은 날이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을 거느리고 장을 보러 나갔다.

밖에 나온 아이들은 이리뛰고 저리뛰고....

작은 아이는 밖에 나오면 유독 그림자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반복되는 늘 똑같은 말과 질문.

"엄마, 그림자가 자꾸 날 따라와"

"엄마, 그림자가 왜 날 따라와?"

"그림자가 생기는 것은 승현이랑 빛이 있기 때문이야."

그림자를 떼어 버리려는 듯,

아이들은 보도를 울리며 뛰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한다.

우리가 그늘속으로 들어가자 그림자는 사라졌다.

작은 아이, "엄마, 그림자가 이제 안 따라와."

하지만 그늘을 벗어나자 다시 나타난 그림자.

작은 아이, "엄마, 그림자가 또 따라와."

그러자 큰 아이가 한마디 한다.

"그림자가 우리 발자국 소리 듣고 따라 왔나봐."

"............."

(그림자가 강아지도 아닌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