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워 - 노희경 극본 / KBS
요즘 내가 관심있게 보는 드라마다.
매회 가슴 뭉클하게 하고 꼭 눈물 흘리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그 눈물은 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 가슴 밑바닥부터 올라온다.
오늘도 고두심이 산에 오르며 그런 말을 했다.
"이런게 뭐가 힘들어, 사는게 더 힘들지...."
그리고 정상에서 점점 크게 '야호'를 외치더니 그 소리는 통곡으로 변한다.
우연히 주말에 재방송되는 이 드라마의 첫회를 보았다.
그리고 고1 때의 내 친구가 생각났다.
고등학교 새내기 때 나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친해진 친구.
큰키와 퉁퉁한 몸, 그리고 늘 귀엽게 웃고 순수하고 소녀스런 감수성이 넘치던 친구, 그리고 계산되지 않은 기발한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던.....
어느날 친구가 말했다.
"우리 아빠, 어제 오셨어. 그런데 오빠랑 남동생이 저녁 먹다가, 아빠 들어오시는 거 보더니 인상쓰고 방에 들어가 버렸어. 우리 아빠 불쌍한 것 같아."
친구의 아빠는 드라마 속 주현처럼 다른 지방에서 딴살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네 호적에는 친구가 한번도 본적 없는 남동생이 가족으로 올려져 있었고 그 때에 일곱살이었다.
친구의 아버지는 한두달에 한번 집에 오셨고 집안경제는 모두 엄마 책임이었다.
그래도 친구의 엄마는 아버지가 오시면 정성껏 상을 차렸다.
친구는 그런 얘기도 했다.
"우리 아빠, 정말 그 아이 사랑하나봐. 주머니에 사진 갖고 다니더라."
분노도 미움도 없이 무심히 자기 아빠의 이야기를 해 주었던 친구.
대학 졸업하던 해에 마지막으로 봤는데....
'꽃보다 아름다워'를 볼 때마다 그 친구가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