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마지막 한 번을....
나의 책읽기 2003/12/10 22:26   http://blog.azoomma.com/wangel/108949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도종환 글/ 사계절 刊/ 2000년

 

고등학교 3학년 때 문과반 국어 선생님 중에 전교조 선생님이 계셨다.(나는 이과)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무척 인기가 좋았다.(결코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그런 분이었다.)

그 선생님 수업을 받은 적이 없는 이과반 아이들까지 그 선생님에게 열광했다.

스승의 날 행사 중 하나로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가서 수업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 교실은 아이들이 그득 차서 교실 밖 복도까지 넘쳤다. 책상을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이과반 아이들 대부분이 의자를 들고 몰려 들었다.

그런데 졸업 후 그 선생님이 짤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87학번, 그 시절이 그랬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 후, 우연히 문과 반이었던 친구로 부터 그 선생님이 시골 학교에 복직 되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선생님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도 도종환님처럼 전교조 소속이셨고 국어를 가르쳤으며 독특한 종례를 하셨기에 그런것 같다.

 

이 책에는 부모이자 교육자로서의 고민이 담겨있다.

사방에서 공교육의 부재를 말하며 학교와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탄한다.

이런 교육 문제를 저자는 다각도로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교육 문제는 어느 한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가 막연한 것이 아니라구체적이어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결국 교육 문제는 이 사회의 총체적 문제로 인한 것이다.

우리들의,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마음이 뭉클해 졌다.

감동, 분노, 결의 같은 것이 마음을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 지는 느낌이다.

아니, 이 책의 어조는 계속 차분했는데 나혼자 흥분하고 자책하다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나야 물론 학부모로서의 흥분과 자책이었지만.... 많은 어른들이 다음 세상의 주인인 아이들을 위한 고민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면 너무 허황된 생각이 될까?

이 책을 읽으니, 더 숙제가 많아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