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글. 그림 신영복/ 돌베개 刊/ 1996년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폈다.
여기 저기 밑줄이 그어져 있고 한 구석에 메모도 되어 있다.
그런데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내용이 생소하다.
이것이 아줌마의 기억력인가보다.(아니, 아줌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가?)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당신'에게 보내는 서간문이다.
직접 저자가 그린 그림은 판화처럼 검고 굵은 선을 이용해서 대상을 단순화했다. 입혀진 색상과 색을 입힌 방법도 개성있다. 간결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의 그림은 글을 읽어야 더 잘 이해가 된다. 삽화로써 당연한 건가....
이 책에 소개되는 장소는 명승고적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곳에도 역사는 흔적을 남겨 놓았고 저자는 그 흔적에서 사유를 끌어낸다.
현재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환경 등등에 대해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큰 틀의 이야기를 하고 문제 제기를 한다.
얇은 책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일상에 갖혀있는 생각에 작은 통풍구를 만들어 준다.
-본문 중에서-
♠ 옛날의 어머니들은 자기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저마다 누군가의 자양이 되는 것을 삶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자모(慈母)라 하였습니다.
♠ 우리는 아픔과 기쁨으로 뜨개질한 의복을 걸치고 저마다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기쁨과 아픔, 환희와 비탄은 하나의 창문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풍경인지도 모릅니다. 빛과 그림자, 이 둘을 동시에 승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용기이고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 우리들이 맺는 인간관계의 넓이가 곧 우리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낭만의 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