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오는데 어떻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까?
지난 주에 가기로 했다가 못 간 친구네나 놀러갈까?
아니면 친구보고 아이들 데리고 놀러 오라고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데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
호박죽 만들고 있으니 와서 먹으라고....
호시탐탐,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늘만 살피던 큰 아이는 신이 났다.
동생 치카(양치질) 시켜주겠다며 욕실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는 변기 뚜껑위에 동생을 앉혀놓고 치솔질을 해 준다. 제대로 하고나 있는 건지.....
치솔질이 끝나니 작은 아이의 옷 앞판이 모두 젖어버렸다.
또 동생 세수를 시켜주겠다며 수건을 목에 둘러준다.
얼굴을 씻기고, 손도 씻기고.....
이번에는 양소매가 모두 젖어버렸다.
작은 아이 옷을 갈아 입히는 사이, 자기도 씻고 미리 꺼내놓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늘 양말은 신겨달라던 아이가 양말까지 스스로 신는다.
늘 늑장부리는 아이가 엄마보고 빨리 준비하라고 채근을 한다.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아이들의 고종사촌 아이이다.
큰 아이에게 함께 놀자며 자기 집에 놀러 오라고 한다.
큰 아이는 그대로 고모집으로 내 빼 버린다.
나는 작은 아이만 데리고 어머님 댁으로 갔다.
어머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찹쌀을 믹서기로 갈아서 체로 친 후 반죽을 하고 새알심을 만들었다.
작은 새알처럼 둥글고 예쁜 하얀 새알심이 들어간 호박죽은 늘 그렇듯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왔다.
검은 청동빛을 띄는 하늘에는 구름이 넓게 깔려있고, 그 구름은 시간의 속도로 흐르고 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비누방울처럼 가볍고 비어있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