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
두 아들 이야기 2003/11/05 19:19   http://blog.azoomma.com/wangel/103945

요즘 큰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오면 100원 혹은 200원을 가져가 뽑기하는 재미에 빠졌다

미니카, 통통볼, 호루라기, 자, 반지,팽이 등등.....

엊그제는 분홍색 줄에 작은 소라껍질이 달린 목걸이를 뽑아와서는 목에 걸어달라고 한다.

"이거 여자꺼 같은데....."

"여자꺼 아니야. 내가 뽑았어."

내 말을 이해 못한 것인지 완강했다.

그래서 목에 걸어주었다.

다음날(어제), 아이는 그것을 목에 걸고는 유치원에 갔다.

그런데 집에 온 아이의 목에는 더 이상 그 분홍줄의 소라 목걸이가 없었다.

"너 목걸이 어디 갔어? 잃어버렸니?"

아이는 "목걸이?" 하더니 정색을 하며 말한다.

"엄마, 그거 꿈이야."

꿈? 웬꿈?

"엄마, 그것도 몰랐어?"

하는 것이 아닌가. 

그 황당함. 바보되는 것은 순간이라더니......

더 이상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밥을 하기 위해 쌀을 씻는데 잠을 자던 작은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린다.

"왜그래? 어디 아프니?"

"내 트럭....내 트럭.....

  엄마가 내 트럭 버렸잖아..... 앙앙"

얘가 어제 장난감 차를 갖고 잠이 들었던가? 잠시 기억을 더듬는다.

"승현아, 너 꿈 꿨구나."

(울음을 그치고)"꿈이야?"

"그래, 꿈이야."

아이는 의외로 쉽게 수긍하고는 거실로 나간다.

그리곤 쌀을 씻는 나에게 와서 묻는다.

"왜, 꿈 꿔?"

".........."

무의식과 욕망이 어쩌고 저쩌고, 중얼 중얼.....

아이는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자기 형에게로 간다. ^.^

 

엊그제 교육방송에서 진중권씨 강의를 들으니 원시인은 꿈과 현실,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았다던데..... 우리 아이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