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글/ 에두아르 부바 사진/ 김화영 역/ 현대문학 刊/ 2002년
이 책은 사진집이다.
사진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진집이란 것이 워낙 비싸서 선뜻 사게는 안된다.
그러나 이 책은 글을 쓴 '투르니에'라는 이름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진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먼저 보여주었다.
남편은 사진 찍기가 취미이고 온라인 동호회 활동도 열심이다.
시니컬한 사람이라 동호회 활동에 열심인게 뜻밖이었지만, 그래도 무언가에 몰두하고 행복해 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남편은 사진만 보았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나보다.
무심결에 웅얼거리듯 사진집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을 보니.
이 책은 일관되게 다양한 뒷모습의 사진이 실려 있고 미셸 투르니에가 짤막하게 생각과 느낌을 적어 놓은 책이다.
사실 글을 통해 얻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뒷모습의 사진이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모두 흑백 사진이지만, 사진에 찍힌 빛과 색은 컬러 사진보다 더 눈이 부시고 화사했다.
이제 나의 뒷모습을 거울에 비춰본다.
나의 펑퍼짐한 뒷모습에서는 어떤 사연들이 읽혀질까?
그래서 어쩌면 '뒷모습'은 여기서 그 참다운 비밀을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그 빈약함 때문에 오히려 효과적이고, 간결해서 오히려 웅변적이고, 약점이 강점이 된다.
등이 말을 한다. 그러나 반만, 사 분의 일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는 생략, 은연중의 말, 빗대어 하는 말, 암시의 세계다.('타원, 혹은 생략법'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