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눈이 작은 아이들
나의 책읽기 2003/10/16 00:00   http://blog.azoomma.com/wangel/101773

"눈이 작은 아이들(김영희 글, 샘터 刊)"은 닥종이 인형작가로 알려진 김영희 님의 책이다. 아주 오래전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란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동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오래전 지인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이 책에는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독일이라는 이국땅에서 다섯 아이를 키우며 사는 한 여인의 고독과 그리움이 번져있었다.

읽으면서 이 가을과 너무 어울리는 책이라고 느꼈다.

환갑을 바라보는 중년이지만 아직도 10대의 감수성으로 쓰여진 글이 놀라웠다.

그러면서도 연륜이 느껴지는 깊은 성찰은 주변을 돌아보게 하였다. 

길바닥에 구르는 나뭇잎처럼 메말라 가는 일상에 물기를 묻혀주었다.

일상의 진부함도 어떤 눈과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되새기게 되었다.

간혹 다음글처럼 너무 감상적인 글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모든 아름다움에는 고요로움의 보랏빛 안개가 서려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아름다운 문학 작품을 읽은 뒤에는 싸늘한 고요함이 밀려오고, 그것은 나를 정화시키고, 잊었던 외로움도 쌓이게 한다. 외로움은 사물을 제대로 보는 거리감을 조정한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도 몸에 도톨도톨 소름이 돋아 오싹해진다. 들판에 펼쳐진 흰 들꽃의 안개 속에서도 고독은 나를 감싼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저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내가 동화되지 못한다해서 그것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글쓴이는 진지하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 한 것이니까.

'감정을 담은 글이란 참 어렵다. 가슴이 울렁거리며 솟아오르는 말들을 글이란 매체로 옯기면, 향기나는 야들야들한 꽃을 사진에 담아서 보는 느낌 정도에도 못 미치게 되고 만다. 그래서 가슴을 적시는 따스한 글이 되려고 지우고 다시 말하며 쓰기도 한다. '(본문 중에서)

가을에는 이처럼 감정이 담긴 글에 마음이 끌린다.

건조한 계절이라 습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