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본 주제방 2004/06/15 22:42   http://blog.azoomma.com/vudghk1234/137111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때 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