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말 없기로 유면한 우리 남편이, 얼마 전에 닥터세닥 칫솔과 치약을 회사로 가져갔습니다.
며칠전에 너무 더워서 하드를 사먹었는데, 남편만은 안먹는다고 하더군요. 왜 안먹냐고 이유를 물어보니 차가운 것을 먹으면 이가 시리다는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그냥 듣고만 있을 제가 아니지요. 바로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러기에 평소에 이 좀 잘 닦아. 당신 이가 그렇게 된 것은 다 당신의 게으름 때문이야."
그 말에 남편은 조금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는지 회사에서도 점심 먹고 나서도 양치질 하겠다며 저에게 칫솔과 치약을 챙겨 달라고 하더군요. 대부분이 직장 생활하면 점심 식사하고 꼭 양치질을 하건만, 남편은 처음 입사할때 이후로는 안했나 봅니다(그 때 치약이랑 칫솔 챙겨가놓고선 한번도 갈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며칠 전에 산 새 칫솔과 치약을 잘 챙겨넣어 주었지요. 특히나 남편은 직장 생활하기 때문에 양치질 하는것이 에티켓이라 생각하는 저로선 남편이 점심 식사후 꼭 양치질을 하기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제가 닥터세닥에 대한 후기를 쓴다 하니 남편은 그제서야 생각난 듯, 갑자기 치약을 내일 아침에 하나 더 달라고 하더군요. 벌서 다 쓸리가 없어서 왜그러냐 물어보았더니
여직원들이 자기 치약을 빌려 썼는데 훨씬 더 개운하다며 아예 공용처럼 되버려서 다 써버렸다는 겁니다. 여직원들이 얄밉기도 했지만, 저만 닥터세닥을 좋아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늘 아침 또 치약 하나를 챙겨 주었지요. 남편 양치질 잘 시킬려고 챙겨주는건데, 이러다가 회사 온 직원 치약을 제가 챙겨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좋으니 남편이 자주자주 꼭 잊지 말고 양치질을 하기 바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