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올케는 저보다 한 살이 많답니다.
결혼 전부터 서로 존대말을 써왔던 사이라...결혼 하고도 존대 반,반말 반 섞어가며 쓰고 있네요.
제작년 인가요.
뉴질랜드로 오래전에 어학연수를 떠난 동생네를 제가 딸애만 데리고 방문했댔지요.한 달 정도 머물렀나요.
거긴 북섬이었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명승지를 다 찾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맛난 것도 사먹고 우리나라 시골장 처럼 열리는 선데이 마켓(거의 없는 것이 없는..)도 가보았지요.
거의 온땅을 덮은 듯한 잔디를 보고 부러워도 하고요.
그곳의 햇살은 너무 강했기 때문에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했어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곳에서 하는 빨래가 특별한 세제를 넣고 삶지 않아도 마르고 나면 옷이 너무 하얗게 보인다는 거에요.
아마도 강한 햇살 때문에 절로 소독이 되는 건 아닌지 싶더군요.
누가 주부 아니랄까봐...오래도록 이런 게 기억나나 몰라요.
그리고...몇 년 후 오랫만에 서울로 아예 귀국해버린 올케를 만났지요.
저를 보자마자 와락 껴안는 거에요.
(이런 반응에 적응이 안되어 있는)저는 좀 당황을 했지요.
볼에 뽀뽀를 하면서 "보고 싶었어요,형님~"하는데...가슴이 찡~~하더라구요.
이렇게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구나...싶었지요.
음..저는 엄숙한 부모님 덕분에 항상 예절바른 사람,함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으로 자랐거든요.
올케가 외국에 좀 있다와서 성격이 달라진 게 아니라 원래 성격이 그랬어요.그러니 우리 가족이 대할 때마다 다들 당황하기 일쑤였지요.
함께 있으면 누가 딸이고,누가 며느리 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이제는 그런 올케의 솔직한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가끔 햇살 맑은 날이면 올케 생각이 납니다.
눈부시도록 하얗게 보였던 뉴질랜드 하늘에 걸려있던 빨래와 강한 햇빛이 함께 떠오르면서 말이죠.
내일은 올케 에게 문자라도 날려야 겠습니다.
가까이 있어도 이렇게 그립다고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에겐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하자고요.
제게 항상 어디에서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핸드폰이 있다는게 오늘은 참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