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달 쯤 되었나요.
한번은 발신표시 금지가 뜨면서 핸펀이 걸려왔습니다.
조금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받아보았죠.
왠 중년 남성의 목소리..."거기 00네 아니에요?" 하더군요.
약간 술이 취한 목소리 같기도 했어요.
"아닙니다."공손히 몇마디 대답을 하고 끊었지요.
그런데...그 날 이후 이 사람이 심심하면 자꾸 전화를 거는 거에요.
아니라고 그렇게 대답을 했건만...아마도 재미가 들린 듯 했어요.
한번은 신랑이 받았지요.
처음에는 아니라고 정중하게 대답을 하다가 이 남자도 열을 받았는지 언성을 마구 높여가며 아니라는데 왜자꾸 거냐고...그러더군요.
이 사람을 어떻게 하나...고민을 하던 차 였습니다.
발신 번호 금지 이니...전화번호를 알 길이 없고 말에요.
그러던 차에...드디어 이 사람이 실수를 하는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핸펀으로 한 번 전화를 걸더니...(역시나 술에 취한 목소리) 집 전화로 다시 건 겁니다.
그래서 번호가 제 핸펀에 뜨게 되었던 거죠.
저는 그 번호로 당장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신 이제 이 번호 잡혔으니까 한번만 더 걸면 당장 신고해 버린다고 말에요.
가끔...발신표시 금지 라는 말이 뜨면 전화 받기가 망설여집니다.
이 사람은 무슨 맘으로 발신표시 금지를 걸어 놓은건지...영 석연치가 않아서 말이죠.
전화를 걸었을 때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는 것...전화 매너의 기본이 아닌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