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대구에서 보낸 편지
코로나 일기 2020/04/22 13:31   http://blog.azoomma.com/tnr7917/287184
3월9일 오후 5시경에 전화를 받았다.

"3월 11일 부터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실수 있습니까?" " 네"

할수 있다고 대답하니,

"인력 모집을 하는 부서와 진행하는 부서가 다르기때문에 이후의 안내는 다른부서에서 연락이 갈겁니다."

라고 안내하길래 그 시간부터 모든 신경이 전화기로 향해 있었지만,,(다른전화는 일체 받질 않았음. 통화중 걸릴까봐)

그 다음날(3월10일) 오후 4시가 되도록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띠리리리~!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어제 전화 주신 그분이다.

" 담당자의 연락이 늦는것 같아 연락드립니다. 3월 11일 오후1시까지 대구북구보건소로 가세요."

" 연락이 오지않아서 가지못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내일 1시 도착은 힘들것 같습니다. 조금 늦는다고 대구 북구보건소 담당자에게 미리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전화를 주셨다.

" 연락이 늦게 갔기때문에 조금 늦는 것은 될 것 같습니다. 걱정하시지마세요~!!"

(성함은 모르지만 대구 의료지원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공무원) 중에서 제일 친절하신 분!!!)

그 전화통화가 끝나고 나니 그때서야 문자가 왔다.

" 11일 오후 1시까지 대구북구보건소로 오세요~!!"

 

그 시간부터 한달 이상 혼자 지낼 남편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청소, 세탁, 반찬만들기, 밥해서 냉동실에 두기, 분리수거, 쓰레기버리기, 각종 정리정돈 등등....

준비를 하는 내내 머리속은

"대구의료봉사에 대한 마음을 접은줄 알고 있을텐데,,어떻게 말을 하나...못가게 하면 어떻하지.."

마음은 급하고, 마음은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마음은 들키면 안되고,,,, 그래서 더 미안하고....

    밤새 잠을 잤는지, 생각속에 눈만 감고 있었는지.. 새벽 3시경부터 편지를 적었다.

자기야~

어제부터 계속 말하려고 했는데, 절대로 못 가게 할까봐 결국 이렇게 글 적는다.

2월 24일 ‘대구 의료인 모집‘ 방송을 같이 보면서 “저기 지원해야겠다.” 라고 했을 때,

“본인의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라” 면서 반대를 했기에

“내일 간다.” 라고 말을 못했어. 미안~!!! 




사실은 이미 2월 25일에 중수본에 대구의료봉사방법 문의하는 메일을 보냈었고, 2월 28일에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배우자의 반대로 인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14일 근무 후 14일 격리의 형태로 운영하신다고 하니(메일로 질문하여 받은 답변입니다)

첫 봉사자들이 격리되어 다음봉사자들로 교체되는 시기로 지원합니다.

그동안 배우자를 설득하겠습니다. 

✓ 면허 및 자격 : 간호사(면허 : 64xxx), 사회복지사, 청소년상담사 1급

이렇게 적어서 지원했었어.

미안~!!! 




우리 애들, 병원 한번 안가고 잘 자랐잖아. 엄마가 간호사여서,,,

그래서 코로나19로 아픈 사람들을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내가 대한민국의 간호사여서...


이 글 보고 난 뒤에

“당장에 돌아와 !” 라는 말 대신

“이왕 간 거 최선을 다하고, 조심하고 건강 챙겨라” 이렇게 응원하는 전화를 주면 좋겠다.

30년 동안 자기가 반대하는 일에 끝까지 고집 부려 추진했을 때, 잘못된 일 한 번도 없었잖아.

 

오늘 아침에 맛있게 먹었던 미역국은 3월 15일 현수 생일 미역국을 당겨서 먹은 거야.

다음달 4월14일 울 이쁜 딸래미 별이 생일 미역국은 14일 당일에 끓여서 맛있게 같이 먹자.


자기야~!!

미리 말 못하고 와서 미안해~!!

자기 걱정 안하도록 각별히 조심하면서 근무하고 자주 자주 연락하도록 할께.  사랑해~!!


p.s : 냉동실에 밥 많이 넣어놨고, 김치는 잘라서 통에 담아 놨다.

      그리고, 열흘 뒤부터는 샤워할 때 속옷은 살살 빨아서 앞베란다 테이블위에 두면 되고,

      겉옷은 회사부근 세탁소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2020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