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기쁨
여행과 만남 2004/06/04 09:33   http://blog.azoomma.com/tnr7917/134581

8시가 못된 시간인데도 아이들을 학교로 내 몰았다.

아이들이 아침부터 열쇠를 경비실에 맡기는것이 맘에 안들어

내가 어딜  갈때면 항상 아이들을 학교에 일찍 보낸다.

 

으~~~와이리 택시가 없는고야.

할수 없다,,뛰자...그려,,뛰자,,약속장소까지.그래..구르자,,난 감자니까..ㅎㅎ

집에서 20분 거리를 마구 뛰었다.

아직까지 통증을 느끼는 목때문에 뻣뻣한 자세로

얼마나 쿵쾅거리며 숨을 몰아쉬며 뛰었는지.

저~~앞에 걷던 아저씨가 뒤를 돌아본다.으~~~챙피해.

편하게 매실을 따기 위해

벼리의 분홍색 운동화와 분홍색 추리링에 분홍색 스포츠티를 입고

진짜로 죽을힘을 다하여 뛰었다.

(아침운동을 요란히도 한다고 생각 해줬으면 하는 바램)

 

8시30분~!

다행히 놓치지 않고 탈수 있었던 버스의 에어컨으로

한숨 돌린후,

언니랑 동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감자가 드뎌 간다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0시~!

의령 매실농장에 도착~!

참말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아래

초록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매실들~!

눈 아래로 한없이 펼쳐지는 초록들판~!

하염없이 펼쳐진 초록의 사이사이 빠알간 앵두, 산딸기,까아만 벗찌.~!

 

작은 나무의 매실은 따기가 쉬웠다.

그런데..오디 내 맘대로 매실이 달려있남?

두팔을 뻗어도 손에 닿을듯 말듯 매달려 있는 알 굵은 저 놈들을 못따면 안되징.

히히..힘껏 잡아 당겼다, 나무가지를,

내가 잡고 있으면 내 짝지가 그 가지에 매달린 매실을 따는데.으~~~~~

딱~! 하고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나는것이다.

이궁,,농촌에 일순 도와주러 와서는 사고를 치다니..

ㅎㅎㅎㅎㅎ얼릉 다른 나무로 옮겨갔다,,난,,모른다,,저 나무가지가 왜 부러졌는지.

 

2시~!

농협부녀회에서 미리 준비해가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꿀맛이다.

그 농장의 밭에서 딴 상추ㅡ고추ㅡ오이.랑 돼지 두루치기를 먹었다.

참~!매실주도 먹었다.

 

 

식사후 난 또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이번에 손주를 본 형님이 산으로 가자고 하신다.

작년에 와보니

산나물이랑 쑥이 지천으로 널려 있더라고,(쑥대밭이라는 단어를 실감했다)

그래서 까만 봉지를 들고 행님을 따라 나섰다.

 

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른다.

쑥만 있으면 그것이 쑥인줄 안다.

"별당아씨"라고 내 별명을 지어 부르는 그 행님이 하나 하나 가르켜주셨다.

기어오르고, 아슬아슬하게 밟고 서서

그 귀한것들을 봉지에 담았다.

스스로 날 대견하게 여기며 쑥을 뜯고 산나물을 뜯고 있는데...

ㅎㅎㅎㅎㅎ행님이 아주 큰소리로 웃으신다..

"에고,,,지금까지 그것뿐이가? 그거가지고 뭘 해먹노"

그러시면서,,,,행님의 봉지에서 내 봉지로 쑥을 듬뿍 옮겨 주신다.

 

사실, 난 어찌 해먹는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쑥은 소다 약간 넣고 삶아서,떡 해먹어야 한다"

"떡 해서 울 고구매도 주고 울 엄마도 주고 울 시엄미도 줘야지"

 

내가 ,

산을 기어다니며

뜯은것을 떡 해다가 울 아버지 드리면,

울 아버지 뭐라 하실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5시~!

작년에 그 농장에서 담은 매실액기스를 하나씩 선물로 받은후,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 가방 속에는,

쑥이 들어있다.

기쁨이 들어있다.

자랑이 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