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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은 인간, 아니 모든 동물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인체에는 대략 0.7%의 식염(염화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으며, 땀과 소변에 섞여서 염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성인은 하루에 10~15그램을 섭취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이 지구상에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하고, 많은 동물이 출현했으며, 인간이 생겨났는가에 대한 비밀을 푸는 열쇠가 여기에 숨겨져 있다.
지구상의 생물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가 되는 바다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몸은 소금과 직결되어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소비하는 소금의 양은 소금이 자연에 남겨져 있는 것에 비하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었기에 소금의 소비는 충분히 자족할 수가 있어 중요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미치는 큰 작용은 하지를 못했다. 그러나 소금이 음식물 보존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안 다음부터 소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대했으며, 이를 유통시키는데 필요한 길이 생겨나 해안이나 암염·염정(鹽井)이 있는 땅과 내륙·산간을 연결하는 중요 소금유통로(소금길)가 생겨나게 됐던 것이다.
로마가 발전하게 된 이유도 사실은 이 소금길과 관계가 있었다. 티베르강 하구의 오스티아에는 제염소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하천을 이용해서 오지로 운반되었다. 로마는 바로 이 소금이 경유하는 곳에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이들 소금의 판매 증가는 점차 로마를 부유하게 했고, 이에 따른 인구의 증가는 더욱더 많은 소금의 수요를 증가시켜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자 새로운 제염소가 아트리아 해안에 새로 세워지게 되었고, 이는 이탈리아 반도를 횡단해서 로마로 운반되게 되었다.
 이 길을 로마인들은 소금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길이 로마시로 들어오는 곳에 세워졌던 성문을 ‘소금문’이라 한 것도 바로 이러한 데서 연유된 것이다. 이 길은 로마시 중심에서 갈라져 나간 7개의 원거리 교통로인 간선도로 중 하나로 그 길가 변에는 점포가 나란히 있어 로마 부흥의 중심이 되었던 길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해상도시인 베네치아의 기원은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의 계기가 된 훈족이 침입하자 그들로부터의 공격을 두려워 한 아클레이아사람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옮겨와 살게 되면서 형성되게 된 도시이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어촌에 불과했던 베네치아였지만, 곧 소금을 비잔틴 제국과 동방제국에 판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급속히 확대 발전하며 번영을 맞하게 됐던 것이다. 중세 유럽도시가운데에는 소금의 생산 혹은 이를 교역함으로써 자치도시로 성장하게 된 도시가 많이 있다. 독일어의 하르?하레, 영어의 윗치라는 말은 소금을 만드는 집(소금물을 끓이는 집)을 의미한다. 바로 이들 이름이 들어 있는 도시는 모두가 소금을 교역하던 지역임을 알 수 있는데, 이들 지명은 유럽 어디에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다. 대개 이들 지역도시들은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해 외부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3중의 성벽을 쌓았다. 이들 도시 근교에서 소금을 제염하던 공장들은 이제는 박물관이 되어 있다. 한국이나 일본의 해안을 끼고 놓여 있는 길들도 대부분은 이들 소금의 수송로였음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소금길이 각지에 열리게 된 것을 보면 소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컸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아주 귀한 물건이나, 몰래 살 수 있던 물건도 결국 소금만 주면 무엇이든지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소금이 아주 오랜 시기부터 화폐의 역할을 대신 했던 중요한 물품이었음을 의미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마인들의 경우를 보면, 고대 로마인의 주식은 거친 밀가루에 밀기울과 수수를 섞어서 만든 빵이었는데, 이를 먹기 위해서는 소금이 필요했다. 특히 힘든 노동을 할 때에는 소금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소금을 상당히 귀중히 여겼다. 그리하여 그들은 소금 담는 그릇을 목숨 지켜 주는 것으로 생각하여 대대로 전해주곤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화폐가 아직 발달하지 않던 초기 로마에서는 관리와 군인들의 급료로 소금을 주는 현물급여였다. 이 소금 대신에 화폐가 지급되기 시작한 것은 로마제정시대에 들어서야 실현되었다. 영어의 “샐러리(Salary)”라는 말이 라틴어로 소금 값을 의미하는 살라리움(Salarium)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에서도 소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런 예는 동방에서도 익히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웬만큼 부자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모두가 소금과 관련이 있다. 고려대학교를 세운 김성수 선생도 결국은 소금장수 아들이었다. 중국의 휘주(徽州)상인들도 사천성의 소금을 전국적으로 유통시키면서 얻은 명성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을 보면 티베트에서 소금이 화폐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소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중요시 여겨졌다. 결국 인간은 고대나 지금이나 소금의 지배하에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금이 지니는 역사적 의의는 현대에 들어와 많은 변화가 있기는 했으나, 그래도 소금은 현대 인간에게서도 떼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주요 품목이 되고 있다. 즉 염료, 화약, 합성고무, 비누, 각종 화공약품 등의 화학공업과 피혁공업, 요업(유약에 필요), 광업(은, 구리 등의 제련), 제동(구리의 담금질) 등에 소금은 모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소다공업의 각종 제품은 화학공업의 기초원료인데, 소금을 전기분해함으로써 가성소다와 염소를 만들고, 소금에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를 불어넣어 소다석회와 화학비료인 유안(琉安)을 만들며. 의식주의 일상생활에 불가결한 화학섬유, 유리, 비누, 세제, 염화비닐, 기타 석유화학 제품과 글루타민산 소다 등의 조미료에도 모두 소금이 그 중요 원료이다. 이처럼 소금 없이는 인간이나, 현재의 세계경제는 그 활동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필수품인 것이다.
-조이투푸드 -http://www.joy2food.com/ 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