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모험
A. 세계를 정복한 커피
커피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누구도 커피의 정착 단계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기호음료가 세상에 출현하기 이전에도 에티오피아의 농부들은 커피나무의 열매를 묽게 끓여서 죽처럼 먹거나 약으로 복용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생두(生豆, 커피 열매의 씨로 '커피콩'이라고도 한다:역자)를 볶오늘날의 커피처럼 마시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커피는 그 발상지인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의 옛 이름:역자) 고원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커피는 홍해를 건너가서 예멘 땅에 이식되었다. 그곳 사람들은 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최초의 커피 농원을 갖추었다. 물론 이 시기도 정확하게 촥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 이 시기는 14세기 말엽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발표된 자료는 다시 2세기 정도를 앞당겼다. 어쨌든 15세기 무렵부터 예멘을 시작으로 카와qahwa(잠을 쫓는다는 뜻으로 커피를 가리킴:역자)라고 부르던 음료는 수피교도들에 의해서 주민 대부분이 회교도였던 멕시코와 카이로에까지 전파되었고, 더욱 빠른 속도로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수피교도들은 밤 기도 시간 동안 졸음을 쫓기 위해서 커피를 마셨다. 이러한 관행은 <천일야화>에 등장하는, 최초로 커피를 발견한 '행복한 아라비아'의 양치기 소년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커피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7세기에 이르러서이다. 그 당시 유럽의 상류계층은 터키 풍습을 즐겼고, 이들에게 커피는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만일 처음부터 커피의 많은 장점들과 약효가 알려졌더라면,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치적,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충돌했을 것이고, 이슬람의 세계에서처럼 공연한 박해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커피가 유럽에 전파된 후 한 세기가 지나는 동안에도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일종의 특권으로 인식되었다. 그 후 제국주의 열강들이 서인도 제도와 마찬가지로 아시아를 지배하고 그 지역에서 커피를 재배하면서부터 커피는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음료가 되었다. 커피가 아침 식사 시간에 수프를 대신할 정도가 된 것이다.
B. 낙타의 등에서 배의 선창까지
커피는 재배되기 시작한 후로도 오랫동안 기후 조건 때문에 커피를 재배할 수 없는 소비지까지 운반되어야 했다. 커피는 홍해를 운항하고 있던 아라비아의 작은 돛단배들과 캐러밴(대상:隊商 낙타나 말 등을 타고 무리를 지어 사막을 여행하면서 장사하는 상인:역자)의 낙타들에 실려서 예멘에서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이스탄불, 인도까지 운반되어 배포되었다. 18세기가 되어서야 유럽의 큰 해운회사들이 아프리카를 거쳐서 예멘에 상륙할 수 있게 되었고, 원두를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한 해운회사들은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 지배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럽 강대국들은 커피 재배를 위해 남북회귀선 사이에 위치한 거의 모든 지역을 앞다투어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마르세이유나 암스테르담과 같은 몇몇 항구들은 값비싼 원두 덕분에 최초에 커피 수출항 모카 다음으로 번성한 항구가 되었다. 석유 다음으로 국제적인 무역품이 된 커피는 가격변동이 심한 편이었고, 지나칙 많은 사람들이 거래에 개입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60kg들이 포대에 담겨 운반되고 거래되던 커피는 점점 대형 화물선의 컨테이너에 뒤죽박죽 섞인 채로 함부르크나 뉴욕으로 운반되었다.
C. 갈색 금의 노예들
커피 시장에서 윤리성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분야에서 통용되던 관례들은 종종 하얀 커피잔에 불쾌한 그림자를 드리우곤 했다. 과거에는 막강한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직적인 방식으로 노예들로 하여금 황무지를 개간하고 넓은 농원을 경작하게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체로 가난한 커피 생산국들의 소규모 농원들이 생산량에 따라 변하는 불안정한 시세, 지나치게 많은 중간 상인들, 파악하기 힘든 수요공급의 법칙에 시달리면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커피를 재배하는 일은 고되고 위험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수지가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체로 부유한 커피 소비국들은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고 막스 하벨라 같은 조합을 조직하여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세계적인 커피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로 커피 산업은 거대해졌다. 오늘날 지구상의 인구 세 명 중 두 명이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전세계인이 마시는 수억 포대(약 6백만 톤 이상)의 커피는 약 70여 커피생산국에 의해서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커피의 대부분은 다국적 기업에 속한 커피 가공업체에 판매되어 로스팅(원두를 볶는 과정)과 포장과정을 거쳐서 상업화 된다.
-창해ABC북, 커피 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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