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의 맛과 색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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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색깔 A. 준비 과정 커피에 관해 아름다운 글들을 많이 썼던 팔레스타인 출신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츠는 <망각을 위한 기록>의 첫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커피의 맛'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단지 하니의 개념일 뿐이며, 물질의 단계를 넘어선 어떤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 커피에 대한 취향이 있다. 나는 나에게 권하는 커피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고, 그 사람의 내적인 고상함을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커피는 상대방을 파악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 커피를 만들려면 다소 복잡한 도구들과 원두의 미묘한 배합률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에도 경건함이 깃들어 있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데에는 수십 가지의 다양한 기술이 있지만, 그 기술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식에서 비롯된다. 커피 가루를 물과 함께 끓이는 방식인 달임법, 우려내기, 커피 필터의 원리이며 특히 에스프레소에 적용되는 방식인 거르기(커피 가루를 특수한 막이 있는 용기에 넣고 끓이는 물을 반복해서 통과시킴으로써 커피를 만드는 방법: 역자)등의 방식이다.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가에 따라 커피는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낼 수가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알맞은 온도의 좋은 물과 사용할 커피포트에 적합한 굵기로 갓 분쇄한 원두이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거의 소홀히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날 베두인 유목민들의 복잡한 커피 만드는 풍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쁜 현대인들은 간편하고 자동화된 것을 더 좋아한다. 이미 오래 전 부터 사람들은 인스턴트 커피나 멜리타가 발명한 종이 필터를 이용하여 커피를 걸러 마시거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이용하여 단 몇 초 만에 거품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있다. 이제 우리의 할머니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하던 커피 음료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B. 전통적인 맛 커피는 만드는 방식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맛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진한 맛을 지닌 이탈리아의 리스트레토에서 살짝 볶은 아라비카로 만든 북유럽의 연한 커피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종류는 무한하다. 이탈리아에는 훌륭한 품질의 에스프레소, 크림커피에 초콜릿을 살짝 뿌린 카푸치노, 차가운 커피인 그라니타 디 카페 등과 같은 색다른 커피가 있다. 이탈리아와 오스만 왕조의 전통이 뒤섞여 있는 빈에서는 희끄무레하거나 거무스름한 빛깔의 오스트리아식 카페오레와 흔히 '비엔나 커피'라고 불리는 생크림 거품을 얹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 대부분의 아랍국, 이스탄불, 오스만 왕조의 지배를 받았던 모든 나라에는 아직도 터키식 커피의 전통이 남아 있다. 커피 찌꺼기가 함께 제공되는 유일한 커피인 터키식 커피는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둔 채 천천히 맛보아야 한다. 그리고 터키식 커피는 커피점을 칠 수 있는 유일한 커피이다. 그 밖의 다른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불리한 조건 때문에 좋은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영국의 인도산 차, 미국의 인스턴트 커피, 프랑스의 치코리 차나 아프리카 식민지산의 떫은 맛의 로부스타들은 커피 풍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오늘날 앵글로색슨 족과 프랑스 인들은 놓쳐버린 지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 품질이 우수한 아라비카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방법에 관하여 고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다양한 종류의 커피 제조법을 개발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커피, 뉴 오를레앙의 카페 브륄로나 노르망디의 카페 오칼바도스와 같은 술을 탄 커피가 그 예이다. 이제는 세계 어디에서나 천연 커피 추출물을 이용하여 커피 향을 낸 음식, 빵, 아이스크림 등을 앙트르메(로스트와 디저트 사이에 먹는 가벼운 음식: 역자)로 맛볼 수 있고, 커피 리큐어('추출물과 리큐어' 항목 참조)를 섞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든 간에,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와 예멘에 대한 감상적인 생각을 항상 품고 있을 것이다. 집집마다 모카신을 모셔놓은 이 경이로운 지역의 사람들은 살짝 볶은 열매를 끓여서 만든 최초의 커피를 여전히 즐기고 있다. C. 집에서 아니면 카페에서 커피는 여흥을 돋워주는 음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동료 혹은 친구들과 함께 커피 마시기를 좋아한다. 원두가 소개된 지, 20년 만에 유럽 여기저기에서 초기의 카페들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이런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6세기에 아랍과 터키의 대도시에서 커피를 판매하던 건물들은 동양풍의 '커피 하우스' 였다. 그곳에서는 터키풍으로 만든 음료와 음료를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음악가들의 모임, 독서 모임, 사교 모임 등도 항상 있었다. 한 세기 정도 지나자 유럽에서도 주로 오스만 사람들인 아르메니아인, 시리아인, 그리스인에 의해서 운영되는 카페가 유행하게 되었다. 영국 최초의 카페는 레바논 출신의 한 유대인이 옥스퍼드에 세운 것이고, 두 번째 카페는 그리스인이 런던에 세운 것이다. 영국에서 커피 하우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리하여 한 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서 런던은 유럽 최고의 커피 도시가 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는 유럽의 대도시에서 중요한 사회기구로 자리잡았고, 20세기 중반까지 정치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카페는 그림의 소재로도 손색이 없었다. 가르송('카페의 가르송' 항목 참조), 테라스, 커피 여과기 등이 이루는 아름다운 실내 풍경과 사교적인 분위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카페를 자주 찾았고, 이것들은 종종 유명한 그림과 문학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오늘날 프랑스에는 약 6만 개의 카페가 있고, 5백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매일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고물상이나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한 커피 용품으로 꾸민 집에서 제대로 만든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건강에 있어서 카페인의 효과나 커피와 불면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커피 문화는 대중화되었다. -창해ABC북, 커피 편 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