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1 ~ 1968
시인.
[약력]
1921년 서울 출생
1946년 연세대 영문과 중퇴
1945년 [예술부락]에 시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
1949년 김경린(金璟麟), 박인환(朴寅煥) 등과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 모더니스트로 각광 받음.
1950년 6.25 발발 후 피난을 못한채 북한군에 징집, 포로가 됨
1952년 거제도 수용소에서 석방 됨.
1956년 이후 시창작과 번역에 전념
1968년 교통사고로 사망

시인 김수영 님.......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거대한 뿌리, 민음사, 1974>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주지시, 참여시
어조 :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
성격 : 상징적, 의지적, 주지적, 참여적
운율 : 반복과 대구에 의한 리듬 형성
특징 : 대립 구조
제재 : 풀
주제 : 민중(民衆)의 끈질긴 생명력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표면적 문맥은 굳이 해설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단순하다. 땅 위에 숱하게 돋아나 있는 풀이 비를 몰아 오는 바람에 나부껴 눕고 울다가 마침내는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웃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내용이다. 물론 이처럼 단순한 내용만으로 요약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과 반복되는 말을 통한 리듬의 흐름이 의미를 따지기 이전에 어떤 은밀한 공감을 일으키는 점은 따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시는 분명히 풀과 바람 그 자체만을 노래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풀과 바람은 어떤 상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풀은 세상에 있는 생물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다. 그것은 어디에나 있다. 풀은 또한 모든 목숨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질긴 생명력을 지닌 것이다. 그것은 일부러 가꾸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자라나고, 없애려고 하여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속성으로 해서 풀은 `세상에 무수히 많이 있으면서 어떤 시련에도 견디어 내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로 쉽게 이해된다. 이 작품에서의 풀 역시 그러하다.
(해석 : 김흥규님 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