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친정 작은 아버지의
권유로 세무 쪽의 일을 배우기 위해서 세무사무소에 취업을
한적이 있었다.
결혼에 대해서 막연한 상태이었고 작은 아버지는 세무사였기
때문에 나에게 권하였다. 나중에 더 나이 먹으면 사무장정도
하고 있으면 사는데 크게 힘들지 않을거라는 권고로 인하여..
새로운 일은 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웠고 마치 미지의 세계
를 탐방하는 것처럼 설레임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감정도 잠시 나이 어린 사람들과 일을 같이하는
과정에서 나는 또 다른 감정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세대 차이라는 것인지....
회계나 부기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는 터 였지만 이쪽
일은 처음이라서 나이어린 동생들에게 뭐든지 물어가며 배우
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나이 많은 내가 자꾸 귀찮게 물어
보는 것이 귀찮았는지 어린 여직원들은 날 좀 싫어 했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한참후에야 알았다. 세무사무소에서
여직원들은 자기가 알아가는 업무를 가장 큰 재산으로 생각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렇게 저렇게
쉽게 배우려는 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내가 새삼스럽게 오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가 어른
을 대할때의 태도를 상기 시키고 싶어서 이다.
나는 그때 참으로 힘든 경험을 하였다. 몹시 답답한 맘도 생
겼다. 세대차이 그리고 그로 인하여 느끼는 어린 사람으로
부터 느껴지는 황당함.....
만약에 내가 어른들에게 부당하다고 느꼈을때 이러 저러한
일을 따지고 들때 어른들께서 느끼는 그런 당혹감 같은것...
사람이 어른 노릇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지금은 조금
이라도 나보다 더 어른이신분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을 먼저 살았다 하더라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먼저 살아보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때 그 작은 경험이 지금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친정 부모
님 맘 헤아리는 일 그리고 시부모님께 대할때 그리고 주위의
나이 드신분들 대할때
이것은 그분들에 대한 굴욕이 아니라 존경의 의미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