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괜시리 마음이 좀 그렇고 그런날...
그래서 그랬는지 남편의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참 많이 섭섭했다.
원래 남편이나 나나 우당탕퉁탕 다투는 성격이 아닌지라
다툰것도 아니었고 나혼자 속으로만 섭섭한 일이었다.
혼자서 이궁리 저궁리 해대다가
광주에 살고있는 남동생네나 다녀 올 요량으로 올케에게 전화를했다.
내려가면서 전화를 하겠노라고.....
그런데 막상 외출준비를 하다보니 마음이 내키지않았다.
기분이 좋아서 가는것도 아니고
마음이 울적해서 가다보면 동생마음도 불편할거 같아서......
동생한테 가기도 그렇고
친구를 만나기도 그렇고
엄마한테 가기도 그렇고.....
별명이 울보여서 그런지
아님 마음이 그래서 그런거였는지
그날은 왜 그랬는지 울고싶고 눈물이 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전화 코드도 뽑아놓고
망망대해 섬으로 유배당한 사람마냥 집안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가
저녁준비를 해야 할 즈음...
냉장고 한귀퉁이에 얌전하게 놓여있는 소주병을 꺼내서
주당도 아니면서 보고 들은건 있어서
감식초를 타서 소주칵테일을 만들고 훈제 닭다리를 데우고...
작은 소반에 술상을 차려서 혼자 술을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원래 비주류에 속하는 난 술을 잘 못마신다.
소주잔으로 한잔을 먹었을까......
더이상 목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
그리고 온몸이 빨간 사과는 저리가라고 할만큼 빨개지기 시작하고
속은 부대끼기 시작이고 팔다리는 흐느적흐느적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에구.......
이러면서 무슨 술을 마시겠다구...ㅉㅉㅉ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한심한거 같다.
얼마를 지났을까
누군가 날 흔들고 있었다.
남편이다..
깜빡 잠이 들었었나보다.
온몸이 홍당무가 되있는 날 보더니
남편 왈... 아이구 한잔 하셨구먼...그러더니
방에 들어가서 자란다 감기든다고.....
그래서 비몽사몽간에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서 꿈나라로 직행을 한거 같은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남편은 벌써 출근을 하고 없었다.
아침 10시쯤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어났냐구...
어제 한잔 했으니 해장을 해야 하는거 아니냐구...
해장국 끓여주는 사람이 없어서 못먹었다는 내 말에
나오란다 해장국을 사 준다고...ㅎㅎㅎ
실은 내 섭섭한 마음을 남편에게 딴지라도 걸어볼 셈으로
못마시는 술을 한잔 먹어봤는데 결과는 참패였다
시도도 하기전에 제풀에 지쳐버린....
이런땐 술도 조금은 마실줄 아는 아줌마였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술 마시는 연습을 해야하나 어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