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시작되면서
시간이 더 쏜살같이 달려가는거 같다.
마치 활시위에서 쏘아진 화살처럼.......
12월 초순 우리집 김장을 끝내고도
이웃 두어집 김장 도와주기로 이삼일을 보내고
그리고 주말엔 시어머님의 생신이라
하루전날 몇가지 음식을 장만해서 시댁으로.......
시아버님이 살아 계실때도 그랬듯이
늘상 시부모님의 생신땐 잊지않고 찾아주시는 시이모님들과 시외삼촌..
그리고 동네 어른 몇분께 식사대접을 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온 늦은 저녁
부음을 들었다.
예상하고 있던 부음이었다.
나의 대모님...
몇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시다가
열흘전쯤엔 위독하다며 자손들 모두를 불러 들이셨었고
그 자리에 나도 끼워져 있었었다.
그런데 주말 오후 늦은 시간
삶이라는 거대한 줄을 놓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셨단다.
대녀 소피아 이전부터 자신의 친딸처럼 나를 생각해주신 분이셨고
내가 영세를 받을때 부터는 대모님이 되셨던 분..
마음에 드는 물건도 두개를 사셔서 하나는 자신의 친딸
하나는 나를 주셨던 분
어쩌면 나를 낳아주신 내 친정엄마보다 더 많이 나를 챙겨주셨던 분...
그분께 난 해드린게 하나도 없어 죄송하기만 한 마음이었고
자신의 딸과 같이 하얀소복을 입고 눈물로
마지막 가시는 길 지켜보는 일로 그분의 마음을 헤아리는 수밖에.......
이승을 마지막 떠나시는날
첫눈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소담스럽게 함박눈으로...
우리 모두 좋은 곳으로 가실것 같다며 마음의 위로를 받으며
영원히 안주하실 곳에 모시고 돌아왔다.
나의 대모님..
첫눈처럼 하얗게 포근하게 그리고 아픔이 없는 편안한 곳에서
영원한 새로운 삶을 누리시길 대녀 소피아 기도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