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마라!
아이는 군것질거리를 마음껏 사주고 제재를 거의 가하지 않는 외할머니와
노는 재미에 푹 빠져 엄마가 들고 나는 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래, 그만큼 컸다 이거지?
한시라도 옆에 없으면 잠조차 이루지 못하고 칭얼대던 아이,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화장실까지 따라다녀야 직성이 풀리던 아이,
엄마가 세상의 전부인줄만 알던 아이가 그만큼 컸다.
몹시도 바라던 일이었고, 기대하던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은 서운한 마음도 감출 수 없었다.
드디어 내게 매였던 마음의 끈을 풀고 창공으로 박차 오르는 새처럼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려는 전초인가, 얼마간 섭섭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나는 잠시나마
엄마와 아내로서의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워낙에 혼자 먹고, 혼자 일하고,
혼자 노는 걸 즐기는 체질이라 심심하거나 지루할 건 없었다.
그 날도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유유자적
아파트 상가의 민물새우탕 집에서 뚝배기 한 그릇을 비우고 들어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내가 머무는 아파트 바로 옆집 문 앞에서 한 아이가 목이 터져라 울고 있었다.
나이는 겨우 두서너 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눈물 콧물이 범벅이었다.
옆집의 철문은 무겁게 꽉 닫힌 상태였고, 안에서는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깜짝 놀라 아이에게 다가갔다.
“울지 마. 여기가 너희 집이니?
엄마를 잃어버린 거야? 괜찮아, 아줌마가 도와줄게.”
본래 대단히 친절하거나 오지랖이 넓은 성격은 아니지만
문득 떼어놓고 온 내 아이가 생각나 나는 아이를 달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내미는 손길도 뿌리치고 건네준 사탕도 내던졌다.
그리고 절박한 표정으로 문고리를 붙잡고 엉엉 울기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별별 상상이 다 전개되었다.
번잡한 시장에서 엄마가 아이를 놓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부부싸움이 심해지자 아이를 밖으로 내보낸 것이 아닐까,
아이 엄마에게 무슨 지병이라도 있어 집안에 혼자 쓰러진 것은 아닐까.....
내가 그런 요망한 상상에 시달릴 정도로 아이의 울음소리는 그악스러웠다.
공포로 새파랗게 질린 표정에 곧 숨이 넘어갈 듯 꺽꺽거렸다.
나는 무작정 옆집의 벨을 눌렀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래도 안 되면 아파트 관리실로 뛰어갈 작정이었다.
포기할까말까 하는 찰나에
문고리를 여는 소리가 들렸고, 이윽고 철문이 삐끔 열렸다.
아이의 엄마가 거기 있었다.
“애가 오줌을 싸서 반성을 하라고 밖에 좀 내보냈어요.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그 젊은 엄마는 깍듯이 내게 인사까지 한 후
재빨리 아이의 손목을 낚아채어 문 안쪽으로 사라졌다.
아이는 적군에게 포위된 성주가 원군을 만난 듯
짧은 환희의 표정을 지으며 엄마에게 이끌려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멍해진 나만 남았다.
꽤 오랫동안 울어 목이 쉬어버린 아이와 그 엄마의 말끔하고 평온한 표정이라니.
나는 서둘러 내 방으로 돌아와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옥죄는 것 같았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견딜 수 없는 것,
그것은 지극히 작고 나약한 아이들에 대한 학대와 유기다.
나 역시 젊은 엄마이기에, 자기 아이를 문밖으로 내몰 때 그녀의 심정을 이해한다.
행복하지 않은 여성들은 결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
사회로부터의 격리감, 주변으로부터 이해 받지 못하거나 소통 받지 못하는 고립감,
남편과의 불화나 가사와 육아의 스트레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녀에게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쁜 엄마 혹은 나쁜 아빠는
용서받지 못하더라도 이해 받을 가능성을 갖지만 그들의 아이는?
나는 그들의 영혼이 입은 상처,
작은 존재이기에 더욱 치명적이었을 날카로운 아픔 앞에 몸을 떤다.
그러나 나 역시 좋은 엄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자기의 분신에 대한 애정이라는,
어쩌면 고도로 미화된 자기애의 방편으로 스스로 이루지 못했던 어떤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정말 나는 그를 사랑하는가?
텐도 아라타의 소설 <영원의 아이>를 읽은 충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 귓전에는 세계사 속에서 유일한 교육 순교자인
스페인의 교육자 프란시스코 페레의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자꾸만 뱅뱅 맴돌 뿐이다. 설령 부모라 할지라도, 그 누구도 타인에게 그럴 권리는 없다.
-소설가 김별아님의 글-
*** 얼마전 가끔 재발하는 주부습진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날
병원 로비 중앙에 아동학대사례에 대한 자료와 사진들을 전시하고
"어린이지킴이되기" 서명도 받고 있었다
당연히 서명을 했고.........
오늘 아침 또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조금은 온전치 못한 부모에게 맞아 신장이 터지고 췌장이 끊어져
그 분비물들이 간과 위 등 다른 장기를 녹이고있어서 위험한 상태라고...
빠른시일내 대수술을 해야하고 수술도중 사망할수도 있단다
이제 고작 네 살 밖에 안된 아이가...............
부모라는 이름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아침...
이글을 보시는 모든분들께서도
아동지킴이가 되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아침이다......
*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사랑하면 보여요.
존재하지 않더라도 사랑하면 보여요.
상대의 마음도 보이고요, 이웃의 아픔도 보이고요.
그냥 보아서 보는 것은 아름다운 게 아니에요.
마음으로 보이는 것, 사랑으로 인해 보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랍니다...
*** 우리 모두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볼수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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