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3박4일의 휴가를 나온 아들아이가 서울갔다가 내려온다는 날이었다
휴가를 나와도 집에서 밥 한끼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바쁜 아들녀석
늘...
내 퇴근시간에 맞춰서 돌아오던 아이라 그날도 그러려니 했는데
그날은 웬일인지 오후 4시쯤..회사로 전화가 왔다
엄마 나 두시간 전에 집에 왔는데 열쇠가 없어서 못들어 가고 있어요.
경비실에라도 열쇠를 맡겨놓고 나가시지...이러는거다
나 참...기가 막혀서
얌마 근데 왜 지금 전화하는거야 라는 내말에 더 기가 막힌건
엄마 회사로 별로 전화를 한적이 없어서
전화번호도 생각이 안나고 회사 이름도 생각이 안나더란다
그날따라 내 휴대폰도 전원이 꺼져있고 지 아빠 휴대폰도 안받고...
한참 기억을 더듬어 114에 문의해서 회사로 전화를 한거란다
다행히 회사에서 집이 가까워 문을 열어주고 퇴근전인 나는 회사로 돌아왔는데...
문제는 그날 퇴근후 였다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 또 한명 있어서 이사님이 저녁을 사기로했는데...
요즘 몸상태가 좋지않은 나는
아들을 핑계로 불참한다고 했더니 아들아이까지 데리고 오란다
(참고로 군대 가기 전에 우리회사 홈페이지를 만들어 준 아이였으므로...)
집에 도착해서 벨을 눌렀더니 아무 반응이 없는거다
전화를 해도 안받고 문을 두드려도 소식이없고...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아니라 이시간에 따로 갈곳도 없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때문에 다리에 힘이 빠지는거 같았다
문을 두드리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전화를 하고 이러기를 십여분...
안되겠다 싶어 열쇠수리점에 전화를 했더니 오는데 십분정도 걸린단다
문 두드리며 이름부르는 소리에 무슨일인가 싶어 옆 집이 나오고
나와 아이를 기다리던 이사님까지 올라오고....
오층까지 올라온 이사님 상황을 잠깐 살피더니
애가 집에 있어도 열쇠는 가지고 다녀야지 왜 집에 두고 나왔냐며
아이가 피곤해서 자고 있는 모양이라며 그냥 놔두고 밥먹으러 가잔다
이런 상황에 밥먹으러 가게 생겼냐고 그냥 이사님이나 가세요 라는 내 말에
또 그렇게는 절대로 못한다는 이사님땜에 그래도 잠시 웃고...
근데...
근 삼십분이나 그 소동을 벌이고 있는데 잠을 자고 있다니....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니면 이럴수가 없을거 같아서 마음은 불안 하기만 하고...
열쇠 수리하는분이 도착해서도 금방 문은 열리지않아서 애를 태우다
문을 여는 순간 방으로 뛰어 들어가보니
아들아이가 침대에서 모로 엎어져서 자고 있었다 세상모르고....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 힘도 빠지고
너무 속이 상해서 아들아이를 깨웠더니 비몽사몽이다
야 이녀석아 그 소동을 부리는데 이렇게 잠만 자고 있었냐고...
엄마가 얼마나 놀랬는지 아냐고 소릴 질렀더니
완전히 잠에 취한 눈과 목소리로 "엄마 전화하지 그랬어요" 였다
나도 할말이 없었다 "알았어 그냥 자..." 이 말밖엔...
부대에서 새벽 다섯시까지 문서 작업하는 날이 허다해서
늘 잠이 모자란다는 아이였는데.....미안한 마음이었다
이렇게 내겐 커다란 소동이었지만 작은 소동은 끝이 났고...
다음날
너 어젯밤에 무슨일 일어났는지 아느냐고 했더니 모른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슨 잠을 그렇게 죽은 듯이 자고 있었느냐고 했더니
내려오는 전날 밤새워 친구들과 게임을 하느라 잠을 한숨도 못자고 왔단다
게다가 다음날 귀대날이라 귀대하자마자 일해야할거 같아
잠을 좀 자두어야 할거 같아서 컴퓨터도 켜놓고 잠들어 버린거란다
그래서 그렇게 깊은 잠에 빠졌던 모양이다
지 엄마는 애간장이 다 탄줄도 모르고....
근데 그게 극성엄마가 하는짓이란다...ㅠㅠ
그날 그 작은 소동을 지켜본 이사님이 나더러 엄마는 엄만데...극성엄마라고..
아이들 가끔 잠잘땐 아무것도 모른다고...근데 무슨 일 난거처럼 소동을 부렸다고...
옆에서 보니까 내가 더 걱정되더란다...ㅎㅎㅎ
다행히 그날 늦게 귀가한 남편은 모르고 지나갔는데
남편도 나 더러 극성엄마라고 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