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이국땅에서 처음듣는 전화 벨소리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새벽6시 기상 콜이다
잠자리가 바뀐탓 인지 깊은 수면을 취한게 아니라 쉽게 잠이 달아났다
오늘의 첫번째 일정은 명나라 황제들이 묻힌 명13릉과 만리장성이란다
아침 출근시간에 교통혼잡이 만만찮아서 일찍 출발해야 한단다
대충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일행들은 벌써 식사 중이었다
뷔페식의 중국 음식이 처음부터 입에 맞진 않았지만 만만하게 먹을게 없다
고추장, 김, 라면을 가져가라고 해서 챙겨왔지만 글쎄...
그때 나타난 우리의 배추김치, 총각김치, 꼴뚜기젓갈에다 오징어젓갈까지...
비행기에서 좌석때문에 알게된 아저씨 군단 네명 (객실방까지 바로 우리옆방이었다)
이 모~~든 것을 갖추고 나타났다..^^
김치봉지를 통채로 하나 준다 덕분에
역시 우리것은 좋~~은 것이야 라며 나보다 더 좋아하는 동생과 김치와 밥을 먹었고..
회사동료 관계라는 4명의 아저씨군단중
중국에 3번째 온다는 아저씨가 있어서 한국반찬을 가져온 가방이 하나란다
어쩐지 입국때 가방이 몇개씩 이나 되는거 같더라니..
여행내내 자기들 옆에 있음 김치를 주겠다며 웃기기도...
명13릉 중 개방된 곳은 장릉과 정릉이라는 능으로
아직은 두 곳뿐인데 우리가 가는 곳은 정릉이라 한다
자신의 생전에 본인이 자기의 무덤을 지하궁전처럼 만들고
후세들이 파헤칠까 두려워 입구도 미로처럼 만들어서
고고학자들이 능의 입구를 찾는것만 일년이 넘게 걸렸단다
자신이 가운데 자리하고 양쪽으로 두사람의 황후와 함께 잠든 곳이란다
한사람은 정실황후로 후사가 없었고 한사람은 아들을 낳아준 황후란다
지하여서 그런지 아님 무덤이라는것 때문인지 으시시한 바람이 부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말로만 듣던 달나라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으로..
명13릉에서 1시간이 넘게 달려 만리장성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것이 한국식당이라는 간판이다
차를 내려 케이블카로 가는 도중 쬐그만 만리장성의 모형을 손에 든 중국사람들이 몰려온다
조금이라도 아는척하면 곤란하니
모른척 시치미떼고 다니라는 가이드의 말대로 모두들 착한 어린이같다..^^
그때 하얀색의 차 한대가 경적을 울려서 돌아보니
어머나..... 너무나 반갑게도 우리의 EF소나타다...ㅎㅎㅎ
모두들 와~~~ 한국차다 하며 반가움을 표시한다
그리고 역~~시 한국차가 멋있어 라는 말도 잊지않는다..^^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도 모르면서...
이래서 외국에서 살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 모양이다
북경이라지만 도처에서 한국사람을 만나고 한국말을 듣다보니
이곳이 남의 나라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었다
그런데 한국의 자동차는 처음 만난거다 그래서 그런지 더 반가웠던거 같고...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월드컵의 그 유명한 붉은 악마... 그리고 붉은 티셔츠
만리장성을 가는 날 우리팀에 두명이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었었다
나...
그리고 4명의 사나이들중 한명..
가끔가다 중국 사람들이 아는척을 하기도 하고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수군거리는거 같다 아마 월드컵 얘기였으리라
그리고 우리의 한국사람 예외없이 대~~~한민국이다
그럼 대답은 당연히 짝짝 짝 짝짝 박수 다섯번이었고..
음식점에서도.. 거리에서도.. 관광지에서도... 반응이 없으면 한국사람이 아닌거 였다.
대단한 붉은 악마들 화이팅..ㅎㅎㅎ
만리장성 꼭대기에서 끊어질듯 끊어질듯 꾸불꾸불 이어져 끝이 보이지않는
성벽을 바라보며 참 중국사람도 대단하고 어쩐지 무식한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이 성을 쌓느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만리장성을 오르는 길은 군데군데 계단이 아닌
가파르고 매끈한 길로 경사져있어 겨울엔 못 올라갈거 같다
끝까지 올라가니 관광지 간이 상점이다
물을 사려고 가격을 물었더니 중국돈으로 10원이란다
시내에선 3원에서 5원사이인데 10원이라 비싸다고 안산다고 손짓 몸짓으로 말했더니 깍아준단다..ㅎㅎㅎ
한 병에 5원으로 흥정을 하고 시원한걸로 골라 달랬더니 다시 10원이란다
그래서 안산다며 다시 등을 돌리자 여기여기..하면서 차가운 물을 준다
참 어디가나 관광객에게 바가지 씌우려는건 같은가보다
다시 만리장성을 뒤로하고 산수경관이 수려하다는 계림과 닮았다고
작은 계림(소계림)이라 불리우는 용경협으로...
승강기로 가는 도중 왕후복장을 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대여 사진사가 있었다
누군가의 등떠밀림에 동생이랑 왕후복장으로 사진 한방 찰칵하고....
선착장까지 승강기를 이용해서 올라가서 유람선으로 계곡을
한바퀴 돌아보는 코스였는데 계곡 사이에 펼쳐지는 봉우리들이 감탄할만 했다
시간이 있다면 이곳에서 여유롭게 며칠쯤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용경협을 빠져 나오자
오늘의 마지막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유명한 발 맛사지다
길게 늘어선 여러개의 방에 각방마다 10개정도의 간이 침대가 있었고
우리 일행은 반으로 나뉘어서 발 맛사지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약간 따끈따끈한 물에(약초물 같았음) 가볍게 발을 씻기고
발의 경혈을 누르는 맛사지를 받고나자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거 같았다
어제부터의 강행군으로 피곤한 몸이 많이 개운해진 느낌이다
이제 오늘의 일정도 드디어 끝나고 쉬는일만 남았다
내일의 일정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단공원과 서태후의 별장 이화원
그리고 한국의 인사동 같은 유리창거리와 명동같은 왕부정 거리란다
중국어를 쬐금이라도 배워둘껄... 하는 생각을 하면서 꿈나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