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는 밤문화가 별로 없다. 밤문화가 뭐냐고? 늦은 밤에 사교, 오락,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정의하면 될까?
토론토 다운타운에는 그나마 댄스클럽도 있고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있다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빠지면
찾아보기 힘들다. 캐나다 사람들은 대체로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9시정도만 되면 슬슬 취침분위기이다. 아이들이
밤늦게 학원을 가는 일도 없고 야간자습이란 개념자체도 없기때문에 아이들은 학교다녀와서 학교숙제만 간단히 하고나면
길게 책상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드물다. 캐나다의아버지들도 밤늦게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오는 일이 드물다.
저녁 식사에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와도 아빠의 자격에서 미달이 된다고
캐나다사람들은 생각하는듯하다. 실제로 캐나다인 집에 홈스테이온 아이들이 잘 있는지 한달에 한 두번씩은 그 집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아이들과 이야기하다가 9시를 좀 넘겨서 있다보면 그 집 식구들은 거의 눈빛이 비몽사몽간이어서
얼른 인사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캐나다 홈스테이맘은 나에게 전화를 해서
" 도대체 한국의 밤문화란 어떤 것인가요?" 하고 질문을 해온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홈스테이맘이 한국 유학생에게
빨리 자라고 하면 한국아이들이 " 한국에는 night culture가 있어서 일찍 자지 않는다" 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밤문화라는 말을 그래로 night culture라고 한 것은 콩글리쉬이니 홈스테이맘이 알아듣지 못하고 나에게 물어온 것이다.
주택가에는 아예 번듯한 상가도 많지 않아서 밤에 커피한잔 하거나 술한 잔 마시려면 멀리 차를 타고 나가야하고
피자이외에는 배달되는 음식이 없으니 늦은 야식배달이란 아예 없다. 심심한 캐나다에서는 죽으나 사나 밤에는 잠을
잘 일밖에 없으니 심심한 천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