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7월 서울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왔다.
무더운 여름의 아픈 이별은 아직도 내 마음에 곧은 올로 각인되어 있다.
"가서, 내 걱정 말고 잘 살아라" 하며 잡아주던 엄마의 뜨거운 두 손은 아직 내 가슴에 더운 열기로
남아있다.
한국에서 사는 것에 적응하고 재미가 들어가는데 이놈의 역마살 때문에...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남겨진자에게 더 큰 상처가 되는 법.
비행기안에서 담요를 뒤집어 쓰고 얼마간을 펑펑 울고나니
무거웠던 마음이 좀 가라앉는 듯했다.
또한 길게 우울해하지못하는 성격때문에
다시 찾는 북미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모험의 나라 캐나다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음은 어느덧 여행모드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캐나다는 미국의 이웃이니까 뭐 별반 다를리 없겠지하는 마음으로 낯선 세계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토론토 공항에 도착하니 맙소사!
여기 캐나다 맞아? 인도 공항에 온게 아니고?
알고 보니 공항에서 일하는 인력은 인도사람들이 꽉 잡고 있다고 한다.
검문요원이나 공항 도우미, 짐을 찾아주는 포터에 이르기까지 인도사람 일색이었다.
미국은 멕시칸들이 비정규직이거나 단순 일용노동의 주요공급원이지만
캐나다는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 사람들 무시할 수 없다. 영국의 지배를 받은 탓에 서양문화권에 더 친숙하고
영어도 참 잘한다.
우리를 마중나온 홈스테이아저씨의 안내를 받아 토론토의 위성도시인 미시사가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늦은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