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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삽니다. ‘공부하기 싫으니?’ 하고 물으면 ‘네!’하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아들이 공부를 잘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속사정까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많은 부모들이 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대답은 이렇다.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는 아이들은 많을지 모르지만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 성적을 높이고 싶어 하며, 소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라는 칭찬과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 싶어 한다.
따라서 “공부하기 싫으니?”라고 묻는 것보다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되고 싶니?”가 바로 그것이다. 적잖은 부모들이 ‘배우기를 귀찮아하는 아이들’을 잘못 이해하여 정말 ‘공부 못하는 아이’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아이의 소망을 도와줄 수 있을까?
부모라면 아이들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를 읽어 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우선 아이가 공부 잘하는 것을 갈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이 오르면 “신난다!” 하고 감탄을 자아내고, 부모와 다른 친구들 앞에서 어깨를 으쓱하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아이들은 ‘멋있어(Cool) 보인다’고 한다.
공부와 담을 쌓고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속으로는 공부 잘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상황을 멋있다고 느끼기보다는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어 공부를 잘하면 멋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초등학교 4학년인 내 아들 해솔이도 마찬가지다.
남들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본인만 가질 수 있는 상장을 받기 위해 선생님이 내 준 일기 숙제를 매일 하고 있다. 부모의 잔소리로도 통하지 않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칭찬 스티커 200개를 모은 뒤 얼마 되지 않아 해솔이는 학교에서 상을 받아 왔다. 상장을 받아 온 날 의기양양해 하던 해솔이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처럼 아이에게 있어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재미를 갖고 배울 수 있다면 큰 성공을 거두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에게 ‘흥분과 재미’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시켜야 한다. 그것을 아이들이 멋진 일이라고 받아들일 때 아이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맹자의 충고는 자녀가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나 교사가 잊지 말아야 할 격언이다.
글=황석연(교육평론가 skyn11@hanmi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