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하는 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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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재웅인 이제 만14개월...빨래하는 걸 좋아한다. 아니 더욱 정확히 얘기하자면 근본적으로 물을 좋아하고 단추(누르는 거)를 좋아한다. 그러니 세탁기를 좋아할 수 밖에...
세탁기에는 "작동"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재웅이가 좋아하는 물이 줄줄줄 나오지 않는가. 또, "급수", "물높이", "예약", "세탁", "헹굼", "탈수" 단추는 물론이려니와 "헹굼추가", "일시정지" 등 다양한 단추가 있지 않은가... 거기에다가 통속으로 자기 바지며 웃옷이며 양말 등을 던져 넣을 수도 있고...빙글 빙글 돌기까지 하니.... 이만하면 재웅이가 세탁기를 좋아하는 조건이 몽땅 갖추어져 있다고 본다.
또 한가지, 부평 외할아버지가 일가셨다가 돌아오시면 샤워하기 전에 꼭 빨래바구니에 있는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시는 걸 눈여겨 봐준 덕일 게다.
조금전에도 한 손에는 내복을 쥐고선 뒷베란다에 있는 세탁기쪽으로 내손을 끌고 간다. 세탁기 높이가 높아서 자기 혼자서는 세탁기통에 빨래를 넣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선 세탁기를 부여잡고 이단추 저단추 누르고 한참을 놀아야 세탁기에서 떨어진다.
...............(빨래중)................
이제 빨래가 끝났다는 소리가 난다. 세탁기속에 있는 빨래를 꺼내어 바구니에 담아 베란다로 간다. 빨래건조대에 빨래를 널기 위해서다. 내가 건조대에 옷을 널면 재웅이가 끄집어 내려 놓고...또 널면 또 끄집어 내고....
...........(빨래 너는 중)..............
어렵사리 빨래를 다 널었다. 이제는 빨래를 갤 차례다. 어제 빨아 널었던 옷가지들이 뽀송뽀송 잘 말라서 개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거실 한가득이다. 대부분이 재웅이 옷이고 재열이 형아 옷이다.그리고 수건들... 내가 옷을 예쁘게 개어 놓으면 재웅이가 흐트려 놓고...또 개어 놓으면 또 흐트려 놓고....
....(빨래 개는 중).......
한참이 걸린다.
개어 놓은 옷들을 서랍장에 넣으러 간 사이.. 글쎄...재웅이가 개어 놓은 수건을 한아름 안고 뒤뚱뒤뚱 걸어 와서는 날 쳐다보고 있다....아이고 귀여운 자식 같으니라구....(수건 배달을 온 것이다.)
이제 진짜로 빨..래...끝....(만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