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한 일과 특별한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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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아이 다섯을 엄마젖으로 키우셨다. 당연한 일이였다. 나는 아이 둘을 큰아이는 소젖으로 키웠고, 작은 아이는 내젖으로 키우고 있다. 특별한 일이다.
우리 둘째는 지금 만 14개월이 조금 지났다. 태어날때 부터 지금까지 내젖만 먹고 있다. 주위에서는 지금도 만나면 "젖 떼었어?"하는 게 인사말이다. 나는 그럼 "아니, 아직..."하고 말한다.
아직 못 뗀게 아니고 내가 먼저 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아이가 알아서 젖을 뗄 때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직장을 다니니까 낮에는 젖을 먹지 않는다. 아침하고 저녁, 그리고 주로 밤에만 먹는다.
낮에는 물론 밥과 반찬을 먹는다. 어른들과 같은 밥상에서... 지금은 한창 자기가 숟가락으로 밥을 먹으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우리 둘째는 첫째와는 달리 아무거나 잘 먹는다. 모유를 먹인 것과 이유식을 잘 한 덕분인 거 같다. 이유식은 주로 죽을 끓여서 먹였다. 오곡과 야채를 넣어서 끓인 죽을 주로 먹였다.
모유를 먹이는 일,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는 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엄마, 아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모유를 먹을 당연한 권리를 갖고 이세상에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충분히 먹을 때까지 그 누구도 그것을 말릴 권리는 없는 것이다. 자기를 낳아준 엄마까지도....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모유를 먹여서 키웠을까? 참 대견하기도 하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모유 먹이는 것도 일정한 리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3주까지는 젖양을 아이와 맞추느라 그랬는지 젖이 많이 불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자주 짜주어야 했다. 그렇지만 3주가 지나면서 갑자기 젖이 안정되었다. 많이 불지도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젖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출산휴가가 끝나는 3개월까지는 아기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때에 젖을 먹었다. (젖먹이는 시간을 정하여 먹이는 게 아니다.) 직장에 복귀하고는 하루에 세번을 보건실에 가서 젖을 짜야했다. 낮에는 젖병을 이용하여 내가 전날 짜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두었던 것을 데워서 먹였다. (젖병을 빨지 않으려고 해서 무진 애를 쓰기도 했다. 가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집에 가서 직접 먹이고 오기도 했고.....)
6개월이 지나니까 하루에 두번만 짜면 되었다. 이때부터는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니 낮에 둘째가 젖을 먹는 양도 그만큼 줄게 된 것이 원인으로 보여진다.
9개월이 지나니까 하루에 한번만 짜면 되었다. 이시점은 이유식을 본격적으로 하루에 2-3번 먹이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젖을 먹는 횟수는 1-2번으로 줄어들 게 되었다.
첫돌이 지나면서는 직장에서 젖을 짜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낮에는 이유식을 하루 3번정도 먹고, 젖은 퇴근하고 난후부터 아침에 출근하기 전까지만 먹게 되었다.
지금은 젖을 먹으면서 한쪽 손으로는 다른 쪽 젖을 만지작거리면서 먹는다. 이제는 배를 채우기 위하여 젖을 먹는게 아니라 엄마와의 접촉을 통하여 사랑을 채우기 위하여 젖을 먹는 것이다.
젖을 먹는 자세도 여러가지다. 처음엔 가슴에 안겨서 얌전히 먹었지만...갈수록 엽기적인 자세가 나온다. 요즈음 퇴근후에는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마주앉은 자세로 먹고, 졸려서 잠이 들려고 할땐 옆으로 누은 자세로 먹는다. 그러다가 다른쪽 젖을 먹으려고 내 배를 타고 먹다가 다른쪽으로 옮겨 가기도 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다른쪽젖을 자기 입으로 당겨서 먹기도 한다. 잠을 자다가는 69자세로 먹을 때도 있다.
엄마와 아이와 나누는 이러한 사랑의 교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이다. 나도 아마 둘째를 낳지 않았다면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젖을 먹는 행복한 아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엄마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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