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빗속을 질주하는 법
책방 2008/10/22 11:56   http://blog.azoomma.com/sungsol/282080
 
 
[소설] 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09월
 
 

내가 아닌 다른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나 주관적이고 내가

세상을 본만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빗속을 질주하는 법’ 이는 엔조라는 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이해

하는 소설이다.

인간의 탐욕과 사랑을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눈을 빌어 이야기하는 것을 읽으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명의 이기를 너무 누리다 보니 동물적

감각을 잊고 사는 인간.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이 욕망이 아니라면 아름다울 텐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참으로 어리석을 때가 참 많다.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주인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을 나름대로 지켜나가는 엔조의 모습은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요즘은 식물에게도

센서를 달아 말을 하는 수준까지 과학기술이 도달했는데 우리의 애완용 동물에게도 그

센서를 달면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가족을 돌보는 엔조, 사랑하는 엔조가 자신을

꿈을 이루도록 양보하고 돌봐주는 이브, 그들의 사랑의 결실 제니 이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브에게 닥쳐오는 불행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욕심 많은

그녀의 부모는 제니를 차지하려고 음모를 꾸민다. 이 과정에서 아빠를 끝까지 믿고 견디는

제니의 마음과 옆에서 항상 그들 가족의 불행을 보며 지켜주는 엔조의 모습에서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 작가가 가족의 의미에 대하여 물어온 적이 있다. ‘혈연 때문에 책임과 의무만 남는

다면 그것을 진정가족이라 할 수 있는가! 당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는 어떤 것인?‘

라는 것이었다. 엔조는 그들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아니다. 다만 그들이 사랑하는 개일 뿐.

그러나 엔조는 데니의 가족의 일원으로 생을 마치게 된다.

혈연을 내세워 손녀 제니를 차지하려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욕심이 한 남자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었던 음모로 이어질 때 그렇게 제니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가족이 된다면

나중에 제니가 성장한 다음 진실이 밝혀졌을 때 받는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카레이서인 데니는 빗속에서 질주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려움이 있어도, 내 인생에

진창이 닥쳐와도 앞을 보며, 내 눈이 머무르는 곳을 향해 질주하는 레이서. 그는 카레이서

로서의 챔피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도 챔피언인 셈이다. 진정한 챔피언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로서 데니와 엔조는 진정한 챔피언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