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금강산
13시간에서 45분으로.
동양의 기적, 세계의 기적이라 칭송되어온 금강산. 우리 민족의 명산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웅전이 복원된 금강산의 4대 명찰 신계사 역시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 금강산 옥류담 / 작가 이정수 | |
금강산, 봉래산, 풍악산, 개골산이란 이름처럼 사계절 변화무쌍한 배경의 금강산은 그 어느때 찾아도 보는 이의 넋을 빼놓는다.
지난 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소떼 방북 이후 분단 50년만에 이어진 금강산 길은 초창기 13시간에서 12시간→3시간 30분→1시간, 그리고 최근 45분으로 짧아졌다.
초창기 금강산을 찾았던 기자가 6년만에 다시 본 금강산은 여전히 장엄한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당시 동해시에서 북측 출입국사무소(CIQ)까지 13시간 걸리던 뱃길이 이젠 전용도로 개설로 통일전망대에서 CIQ까지 4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금강산을 둘러싼 숙박시설이며, 볼거리, 즐길거리 등도 다채로워졌다. 또하나 북측 사람들의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있었다. 군인들은 여전히 냉랭했지만, 금강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따스한 정이 감도는 이웃사람, 평범한 관광지의 상인으로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 금강산 온정각 포장마차 | |
▶많은 변화
통일전망대에서부터 북측 출입국사무소까지 걸린 시간은 45분. 남측 출입국신고소를 지나 우리 군인들의 배웅을 뒤로 하고 들어선 비무장지대에선 촬영이 금지됐다. 휴대폰, 라디오 등은 우리측 가이드에게 이미 보관해둔 상태. 도로 옆에 강원도 양양에서 원산으로 이어지는 '동해북부선' 연결 공사도 많이 진척되어 있었다. 북측 북방한계선을 지나 차량정비소 근처에선 깡마른 북한 군인들이 차에 올라 매서운 눈초리로 검열을 했다.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차창밖 풍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나무가 별로 없는 바위 산들이 나타나며 호수가 나타나고 갈대가 보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극적인 대치 상황이었던 DMZ를 통과한 기분은 묘했다. 조선시대 양사은이 풍류를 즐겼다는 감호를 지나 한참 가니 지붕만 보이는 북측 마을과 부대 막사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멀리 보이는 길엔 자전거와 나무 땔감을 한가득 실은 수레를 끄는 주민들의 모습뿐 자동차도 상가도 보이지 않았다.
▶'세계적 명산'
화강암과 편마암의 암벽층으로 이뤄진 금강산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풍화작용, 침식작용, 솟음운동 등에 의해 생긴 천태만상의 계곡과 기암절벽 등이 금강석(다이아몬드)을 이룬 듯하다. 한여름 쉼없이 쏟어져내리는 물소리는 성난 표범의 울음 같기도 하고 천둥소리 같기도 하며, 한겨울엔 꽁꽁 언 은백색 얼음이 찬란한 위용을 자랑한다.
금강산은 지역적으로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구분된다. 외금강은 만물상 등 금강산의 산악미를 대표하는 봉우리나 폭포, 계곡 등 그 장대함이 남성에 비교된다. 반면 내금강은 만폭동을 비롯한 우아한 경관이 여성적이다.

▲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 낙성식 | |
구룡폭포와 상팔담 코스는 에머럴드 빛의 옥류동과 연주담, 봉황의 모습이 보이는 듯한 비봉폭포를 지난다. 상팔담에 오르면 병풍처럼 드리운 금강산의 절경을 맘껏 즐길 수 있으며, 구룡폭포를 관폭정에서 바라보는 경치 역시 장관이다. 금강산을 찾은 한 외국인은 금강산의 경치에 넋을 잃은 듯 "금강산을 보지 않고 천하의 명산을 다 보았다고 하지 말라"며 "원더풀(wonderful)"을 연발했다.
하지만 비경 앞이면 어김없이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푯말, 인민군 1개 연대(약 3000명)가 1년간 높이 5m, 너비 4m로 새긴 벼랑 중턱의 '김일성 동지 만세' 등은 아름다운 금강산의 안타까운 공해로 남아있다.

▲ 금강산 만물상 | |
▶달라진 사람들
금강산 관광 초기만해도 마주치는 북측 사람들은 군인들과 환경감시원이 전부였다.
적대감 어린 차가운 얼굴이 안타까웠는데, 이번엔 달랐다. 군인들에겐 표정변화가 없었지만 금강산엔 북측 해설원이 등장했고, 구룡폭포, 만물상 가는 길 중간중간에 좌판을 벌인 젊은 남녀 판매원들이 있었다. 남북 교류 6년만에 자본주의의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는 듯했다.
또 등산로 입구엔 황금마차라는 이동식 점포도 생겨나 커피, 음료수, 맥주와 막걸리, 기념품 등을 판매했다. 물론 모두 달러로 살 수 있다. 커피는 1달러, 석잔 정도 나오는 옥수수막걸리는 4달러에 판매했다. 구룡폭포를 오를 때 만난 한 여성 사진사는 남측 관광객과 백설기떡을 나눠먹다가 기자에게도 나눠주었다. "설기떡이라요"라며 건네준 떡을 한 입 베어먹는데 남자 사진사가 나타나 "나눠 먹자우요. 아~(입을 벌리며)"하며 장난을 걸었다. 이름 밝히길 꺼렸던 한 젊은 남자 판매원은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지 않았습네까"라며 덤덤히 말해 기자를 놀래켰다. 하산할 때 만난 좌판 판매원들은 입산 때와 달리 한화를 받기 시작했다. 8000원이 넘는 기념메달을 7500원에 싸게 준다고 호객도 하고 흥정도 했
겸재 정선 '금강전도' 화폭에 절경 그대로
외국인들도 '세계의 기적' 글 남겨
입력 : 2004.12.01 14:21 19'
▲ 금강산 '구룡폭포' | |
중국에는 '금강산을 보기 위해 한국땅에 태어나길 원했다'는 사람이 있고, 일본인들 또한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시와 글, 그림으로 후세에 전한 이가 적지 않다.
조선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금강산을 수십번 오르내리며 1만2000봉의 그 장엄한 절경을 부감법으로 그린 진경산수 '금강전도'를 비롯, '금강산 단발령도' 등 많은 작품으로 남겼다. 근대 한국화가 소정 변관식(1899~1976)을 거쳐 제주화가 강요배(52)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화가들에게 금강산은 화폭에 담고 싶은 숭고한 자연미의 절정이다.
우암 송시열은 구룡폭포를 보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수천 가락 은빛처럼 흰 비단자락에/수만 개 항아리에 담기듯 영롱한 진주처럼/흰 거품을 내면서 깊은 산 아래로 떨어지네. 굉음은 나를 놀라게 하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물은 장님으로 만드는구나.'
19세기말 한국을 찾았다가 금강산에 매료되었던 영국인 비숍 여사는 처음으로 그 절경을 외국에 알렸고, 1902년 한국을 찾았던 지크프리트 겐테는 변화무쌍한 금강산 절경을 '자연의 꾸준한 상상력'에 비유했다. 1925년 금강산을 찾았던 독일인 수도자 느르베르트 베버는 '수도사와 금강산'이란 책에서 '청동 조각품이 세월이 흘러 고색창연한 색조를 띠듯, 금강산의 환상적이고도 수려한 경관들은 내 가슴속에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금강산 비경을 '세계의 기적'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여행메모] 1박2일 20~32만원...당일 여행도 가능
스포츠조선
입력 : 2004.12.01 14:22 11'
▶다양한 관광상품
관광 상품도 초창기 116만원짜리 2박3일 상품만 있었으나 지금은 2박3일 상품(20만~54만원) 외에 당일 상품(12만~15만원), 1박2일 상품(20만~32만원) 등 다양해지고 가격도 싸졌다.
◇하루여행은 오전 6시에 금강산 콘도에 집결해 통일전망대-고성항을 거쳐 코스 관광과 중식-온천욕과 쇼핑으로 이어진다.
◇1박2일여행은 오전 6시에 금강산 콘도에 모여 수속을 밟은 뒤 북측에 도착해 코스관광 2가지, 온천욕을 할 수 있고, 교예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2박3일여행은 오전 11시30분에 금강산 콘도에 집결해 교예관광, 코스관광 2가지, 삼일포관광(유료) 등으로 이어진다.
▶만물상 코스:만상정→삼선암→칠층암→절부암→안심대→하늘문→천선대→망양대(약 3㎞). 소요시간은 왕복 약 3시간.
▶구룡연 코스:목란관→수림대→앙지대→삼록수→금강문→옥류동→연주담→구룡폭포→상팔담(약 4.3㎞). 소요시간 왕복 약 3시간.
▶삼일포/해금강 코스:삼일포→연화대→봉래대→해금강. 소요시간은 약 3시간.
자세한 내용은 금강산관광 안내 사이트(www.mtkumkang.co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