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단풍명소들
기본 주제방 2004/10/12 16:53   http://blog.azoomma.com/sun2835/163120
숨겨진 단풍명소들
人山紅海? 몸살없는 '楓流길'
적상산 단풍병풍 한국의 백경 … 청량산 松과 楓의 조화 일품

만산홍엽의 계절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25일 설악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오는 13일을 전후로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소 산 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다가도 이맘때 쯤이면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단풍명소로 떠나려는 것은 장삼이사의 인지상정. 머리를 들면 기암절벽이 핏빛으로 물들어 있고, 고개를 숙이면 쪽빛 계곡물이 수줍은 듯 단풍빛을 토해내는 절경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풍과 함께 가을정취를 만끽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또다른 산이 있다. 바로 단풍잎 만큼이나 많은 인파가 그것.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 보면 되레 스트레스만 받기 일쑤. 좁은 소로에선 60대 할머니의 보행속도에 맞춰야 하는 답답함이란….

인파에 치이지 않고 넉넉하게 단풍과 가을정치를 만끽할 수 있는 비교적 덜 알려진 산은 없을까. 그곳으로 떠나보자.


#치마바위에 핀 단풍꽃, 적상산(전북 무주)

억새와 단풍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적상산
8부 능선을 감싸고 있는 바위 주변에 단풍이 물들면 마치 젊은 아낙이 붉은 치마를 입은 듯한 모습을 지녔다 하여 붉을 적(赤), 치마 상(裳)자를 써 붙여진 이름이다.

덕유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적상산(1034m)에는 단풍나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암벽지대가 즐비해 단풍철이 되면 적과 백의 극치를 이룬다. 특히 산 정상 서쪽의 병풍처럼 펼쳐지는 치마바위에 젖어드는 단풍은 이 산만이 지닌 절경. 그 자태가 얼마나 고운지 한국 백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고려 공민왕때 최영 장군이 축성한 둘레 8.1㎞에 달하는 적상산성과 조선 5대 사고(史庫)로 유명한 적상산 사고, 그리고 안국사 등도 볼거리. 단풍산행코스는 흔히 서창리 지소~적상산 서문~기봉(정상)~안렴대~송대 순. 4시간 정도 걸린다.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무주IC~좌회전 전주 남원 방향. (063)322-2905



#이름 그대로 가을산, 추월산(전남 담양)

가을이면 붉은 빛을 더더욱 발하는 추월산 단풍
추월산(秋月山·731m)은 이름 그대로 가을이면 빛을 발하는 가을산으로 전남 5대 명산 중 하나. 울창한 수림이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가을엔 그 자태가 매력적이다. 손으로 깎아 빚은 듯한 기암괴석과 암벽이 마치 성을 쌓은 듯이 산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추월산 단풍산행의 백미는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담양호. 울긋불긋 단풍과 함께 펼쳐지는 담양호와 주변 경관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산행 후엔 대나물골 테마공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대나무박물관, 금성산성, 소쇄원 등 볼거리가 특히 많아 꼭 들러보자.

단풍산행코스는 월계리~보리암~정상~보리암~월계리 순으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88고속도로~담양IC~담양읍~순창 방면으로 가다 좌회전~담양댐~추월산 순. (061)380-3150~4



#퇴계의 발자취가 밴 청량산(경북 봉화)

청량산 어풍대에서 본 청량사의 만추
경북 오지 봉화에 위치한 청량산(870m)은 퇴계 이황의 발자취가 묻어 있다.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글을 읽었으며 노후엔 후학들과 강론도 즐겼다. 그는 청량산인이란 당호를 지을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고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이라는 청량산가도 노래했다. 도산서원을 지을 땐 청량산과 지금의 도산서원 자리를 두고 끝까지 망설였다고 한다.

청량산의 단풍은 암벽 사이사이에 층층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푸른 소나무와의 오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조물주가 의도를 갖고 조성해도 이보다 아름답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청량산 최고의 전망대인 어풍대에서 바라보는 만추의 청량사 전경은 놓쳐선 안될 명장면.

산행은 청량사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인 코스가 입석~응진전~총명수~어풍대~산꾼의 집~청량사~김생굴~경일봉~자소봉~뒤실고개~의상봉(정상)~두들마~폭포수퍼 순으로 5시간30분 정도 걸리지만 곳곳에 청량사로 하산길이 열려있어 체력에 맞게 조절 가능하다.

김생이 글공부를 한 김생굴, 대웅전격인 유리보전 내의 약사여래불 등이 볼거리. 청량사 인근의 '산꾼의 집'에서 무료 약차도 꼭 맛보자.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서안동IC~34번 국도~35번 국도~청량산 도립공원 순. (054)679-6321



#호남의 소금강, 강천산(전북 순창)

인근 내장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면목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단풍명산. 비록 산은 낮아도(584m)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등산 초입부터 병풍바위를 비롯한 용바위 비룡폭포 금강문 등 명소들이 즐비해 지난 1981년 국내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등산코스도 다양해 대략 5개 코스가 있다.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은 강천산 단풍의 특징은 백암산 단풍과 마찬가지로 단풍잎이 작은 애기단풍. 특히 인공폭포 아래 조성된 단풍나무 공원에서의 단풍과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강천사 주변의 단풍은 비단처럼 곱다. 길이 75m, 높이 50m의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숲도 일품이다.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옥과IC~순창읍에서 10분 거리. (063)650-1533



#옛 선인들도 반한 대둔산(충남 금산)

원효대사와 한용운이 반한 대둔산의 단풍
일찍이 원효대사는 대둔산(878m)을 두고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고 했고, 만해 한용운도 대둔산 북동쪽에 위치한 태고사의 단풍경관을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고 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최고봉인 마천대를 중심으로 한 삼선바위 임금바위 입석대 등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는 오색단풍은 대둔산이 왜 '한국 8경'의 하나인지를 확인시켜 준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81m의 금강구름다리는 오금을 펴지 못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또 등산로 입구에서 30분 거리에는 정상까지 연결되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어린이나 노인들도 진안 마이산이나 지리산 천왕봉, 그리고 변산반도의 서해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

금산군청 관계자는 "대둔산은 만추의 단풍 외에도 설경과 낙조대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낙조도 장관"이라고 자랑했다.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추부IC~금산 방향~금산읍~대둔산 순. (041)750-2114


◇ 지리 · 설악산… 단풍의 고전

우리나라 단풍명소의 고전은 설악산 지리산 내장산 백암산 주왕산 가야산 등. 단풍만으로 치자면 황홀할 정도지만 한꺼번에 밀려드는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붐비는 것이 흠이라면 흠.

국립공원 중 단풍이 가장 빨리 드는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에서 시작해 △한계령 마등령 공룡능선 △서북능선 미시령 △천불동 수렴동 12선녀탕계곡 △비선대 백담계곡 주전골 순으로 남하한다. 한반도 남쪽 산하에서 단풍이 제일 먼저 시작하는데다 곱기까지 해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033)636-7700

지리산 단풍은 피아골과 뱀사골이 유명하다. 연곡사를 지나 직전마을부터 시작되는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10경 으뜸으로 손꼽힌다. 절정기는 피아골 단풍제가 시작되는 오는 29일부터. 뱀사골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화려하다. 탁용소 주변의 단풍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061)783-9100

호남에선 '춘변산(春邊山) 추내장(秋內藏)'이란 말로 내장산 단풍을 최고로 친다. 전국 최고라 해도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단풍이 드는 자생종이 30여종에 그 나무들이 뿜어내는 색은 무려 40여가지에 이른다. 이중 단풍나무만 13가지에 달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단풍도 일품이다. (063)538-7875

고불총림 백양사를 품고 있는 백암산의 단풍은 이웃 내장산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백암산 단풍의 특징은 일명 애기단풍. 단풍잎이 어른 엄지손톱에서 커봐야 어린이 손바닥 정도여서 붙여진 이름. 무엇보다 색상이 선명하다. 내장산 단풍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현지에선 알려져 있다. (061)392-7088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단풍철에 특히 돋보이는 주왕산은 깎아지른 암봉과 협곡, 크고 작은 담 소가 일품이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단풍명소로는 제1폭포와 학소대 주방천 주변이 유명하며 학소대 또한 놓쳐선 안될 명소 중 명소. (054)873-0014

이밖에 이름만으로 단풍명소임을 짐작할 수 있는 홍류동 계곡의 가야산(055-932-7810)과 법주사 입구부터 단풍터널로 유명한 속리산(043-542-5267)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