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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북5도청사/ 사진=최철기자 |
5년전 탈북해 현재 서울의 모 대학에 재학중인 정진철(가명. 24세)씨는 남과 북의 추석에 대해 남한의 추석을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날이라고 한다면 북한의 추석은'죽은 사람들'을 위한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한의 추석은 "민족 대이동"이라고 할만큼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상황이 생겨도 고향을 찾아가 살아계신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 회포를 풀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날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에서는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또 교통수단도 많지 않아 추석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동네에 있는 조상묘를 찾아 성묘하는게 전부이기 때문.
그는 또 "남한의 경우와는 달리 북한의 추석에 단 하루 쉬기 때문에 성묘 다녀와서 다음날 출근 준비에 바빠 가정에서 민속놀이를 즐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도 말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성묘후 집에와서 평양시민들의 민속놀이 장면이 방영되는 TV를 보는 것이 고작이라고 것이다. 그는 또"추석은 북한의 4대 명절에도 끼지 못할 뿐 아니라 정권에서도 나서서 장려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도 큰 명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예전에는 '추석 공급'이라고 해서 쌀과 참기름, 거기다 오리 한 마리씩을 주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것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라는 설명과 함께 간혹 어린아이들은 추석을 기다리기도 하는데 이유는 다름 아닌 다른 날보다 잘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 아무래도 친척들이 각자 이것저것 준비해 오니까 다른날보다 먹거리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정씨는 북한에선 옛날 전통은 괄시를 받는 편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음력 설은 고정휴일이 아니어서 쉴때도 있지만 쉬지 못하고 넘어가는 때도 있으며 한식은 우리 전통이 아니고 중국에서 넘어온 것이라고 해서 폐지된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CBS사회부 최철기자 ironchoi@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