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나물에 도전하다!!!
기본 주제방 2004/10/14 23:35   http://blog.azoomma.com/sulgeeya/163629

며칠 전 아파트 내에 장이 선 날이었어요.

신랑이랑 함께 들어오는 길에 좌판을 보면서

새로운 반찬꺼리는 없을라나....하는 생각에서 기웃거리며 걷고 있었지요.

뭐 매주 거의 비슷한 품목들만 올라오는 작은 장이라 별 기대는 없었지만 말예여^^;

 

"저거 사자!"

신랑이 먼저 눈독을 들이는 품목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박스를 깔고

그 위에 수북이 쌓아논 나물이었어요.

이름하야 <비듬나물>

3단 1000원이라는 팻말을 큼직하게 세워놨더군요.

 

비듬나물????

이름이 뭐 저래-,.-;;;

온몸에 살피듬이 우수수 솟아날 것 같은 기분이 쏴아~~~하게 밀려오더군요.

 

"저게 뭐야?"

"비듬 나물도 몰라? 논이나 밭 둘래에 피는 잡초야. 일테면 식용잡초지."

켁..... 식용잡초????

"저거 우찌해묵는건데?"

"청주에 전화 넣어봐. 알려주실거야"

 

우이띠... 아스팔트 바닥에 널어놓고 파는... 이름도 요상한 풀떼기 사는 것도 모자라

시댁에 전화해서 만드는 법을 배우라고??? 너 나 약올리는 거쥐

이렇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성큼성큼 걸어가서 사오는 신랑을 말리지는 못하겠더라구요.

 

니가 해먹어~~~!!!!!

소리치고 싶었지만 보복이 무서워 구냥 들고 들어왔답니다

울신랑 잔소리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2시간이거덩여..ㅠ.ㅠ

불쌍한 내 인생이여~~~~

 

이렇게 사온 비듬나물은 제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더랬지요.

왜 황무지 같은 들판에 나가면 무성하게 피어있는 버들게지처럼 솔이 송송 올라온 잡초들 있져? 그렇게 생겼더라구여..ㅠ.ㅠ 정내미 떠러져~~ 손으로 슬슬 파헤쳐봤더니 진드기도 붙어있어여

웬수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누만....

 

그렇게 며칠을 냉장고에 처박에 놓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별의 별 생각을 다했지요.

몰래 갔다 버릴까?

아냐 금방 알고 채근할꺼야.

저거 버리고 마트에 가서 비스므리하게 생긴 걸루 사다놓을까?

마트에 비듬나물이란 걸 팔리가 없지...ㅠ.ㅠ

 

며칠을 궁뎅이 무거운 며느리모냥 이리뺴고 저리 뺴다가 결국 시들시들해진 걸보니 양심으 가책이 밀려오기 시작하지 뭐예여.

에거...먹는 걸 버리면 죄받는 다는데... 저거 시장에 내놓느려 밭에서 뜯는 사람으 맘이란 것두 있을텐데...

 

에거...한숨을 수며 결국 친정으로 전화를 넣었지요.

"엄마, 비듬나물이란 거 알아?"

"그럼...알지."

"그거 어케먹는 거야?"

"아니 얘가 시집가서 양식만 먹고 살았나 여태 것두 모르고 살았어? 너 집에 있을 떄 잘 먹었잖아."

에겅....길바닥에 거머리 보드끼하던 나물을 내가 잘 먹었다네요-,.-

이게 몬일이냐

"엄마 나 급해 빨리 만드는 법 점 알려줘."

한 소리 하실 태세를 잡는 친정어머니를 몰아부쳐 급하게 레시피를 적고 전화를 끊었지요.

"완성하고 전화 할께."

 

식탁 위에 신문지를 깔고 비듬 나물 3단을  확~ 풀어놨더니 어찌나 많던지...

이걸 내 살아 생전 온전히 다 먹을 수 있을까..ㅜ.ㅜ 한탄을 하며 대바구니를 옆에 끼고

나물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친정 어머니 조언대로 곰디 고운 입만 취하고 거친 대는 과감히 버렸지요.

여리고 고운 잎만 추스리기를 두어 시간...

대바구니 안에 선택된 잎들은 막 따온 봄나물처럼 모양새가 잡히기 시작하더군요.

지나가던 신랑이 조심스럽게 잎을 고르는 나를 보더니  한소리 합니다.

"어째 버리는 게 더 많냐? 재대로 해, 재대로!"

 

우이띠...너 셤삼독이냐??? B사감이냐??

이렇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제 입에서 나온 소리는 고작

"거친입이나 줄기는 안먹는 거래. 엄마가 그랬어."

"잘 해. 그거 잘못하면 비린내 나서 못 먹어."

하고 한마디 던지더니 획 들어가 버리네요.

우이띠... 말 한 마디를 해도 인간이....

왕 질긴 줄기 팍팍 넣어서 하루종일 질겅질겅 나물씹게 만들어 버릴까부다.

 

뭐 이렇게 해서 일주일을 끌다가 드뎌 3시간만에 나물을 다듬기를 끝냈어요.

아~~ 대바구니에 담긴 잎들을 보니 웬지 자신감이 모락모락 봄날 아지랑이처럼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희망이 보인다~~~~~

 

뭐 다음 단계는 다른 나물과 똑같더만요,

대치는 시간이 저금 더 긴 것 말구는요.

비듬나물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리고는 완성한 후

신랑을 불렀지요.

맛을 보더니 꽤 좋아하더라구요.

"맛있네. 오늘저녁은 나물비빔밥 해먹자."

 

아~~~~~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일주일간을 머리아프게 만들었던 비듬나물이 드디어 밧갈스런 찬거리로 변신을 한 것입니다.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요 비듬나물이라는 거 꽤 먹음직스럽네여^^*

그렇게 많아 보이던 나물은 결국 다음날로 쫑이었습니다^^

담에 또사와야 쥐~~~

 

이산 비듬나물과의 사투기였습니다...ㅋㅋㅋ

근데...정말 비듬나물 많이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