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저녁부터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저녁시간이 꽤 늦어진 적이 있었다.
밖에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중에 전화를 하니 둘째녀석 왈
'형아는 지금 요리하고 있는데요?' -'요리?' - '네. 제가 배고파 죽겠다고 하니까 형아가 햄요리해서 밥준대요'
오~ 기특한지고. 동생을 위해 햄요리(?)를 다 하다니, 짜~식. 다 컷네. 빨리 안온다고 투덜거릴줄 알았는데...
내심 흐뭇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쪽에선 적잖이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뜨거운 후라이팬에 데지나 않을런지, 가스는 잘 잠글런지.
그러나 엄마의 이런 생각은 하나의 노파심에 불과했다.
큰녀석은 실과시간에 배운 요리상식을 제대로 실천했다.
둘째는 형이 해준 햄요리와 밥을 먹으면서 연신 '맛있다'고 했다.
큰녀석은 아주 뿌듯해하며 '맜있냐? 다음에 형아가 또 해줄까?'라며 으쓱해했다.
그날, 밥한그릇에 반찬이라고 햄 한가지를 놓고 맛있게 먹고 있던 둘째와
배고프다는 동생을 위해 요리솜씨(?)를 발휘해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준 큰녀석이 그렇게 대견하고 기특해 보일수가 없었다.
늘 그렇게 대견하고 기특하기를 바란다면?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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