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소박한 풍경
사랑밖엔 난 몰라 2015/06/05 13:42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6784
 


 

우리집은 아침 7시반이면 늘 아침을 먹는다.

주말이나 공휴일..일요일도 어김없이 그 시간에 아침을 먹는다.

직장생활을 30여년 한 남편은 늘 규칙적인 생활을 해서 그런지

정년을 한지 4년이 지났어도 제 시간에 아침밥을 먹는다.

 

물론 일일이 내가 차리는 건 아니다.

30여년간 직장생활 할 때 밥을 해주었으니

정년후 부터는 남편이 밥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더니

지금까지는 잘 지키고 있다.

 

두식구가 사니 반찬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

아침만 함께 먹으면 점심저녁은 각자 알아서 먹으니

아주 간단한 반찬만 있으면 된다.

다행이 남편은 묵은김치를 국물하나 버리지않고 먹는 사람이라

김치하나면 훌륭하다.

김치를 뚝 잘라넣고 멸치와 된장을 조금넣고 푹 지져서 잘 먹는다.

 

남편이 만드는 반찬도 있지만

간간히 나는 반찬을 만들어 주면 남편은 역시 손맛이 다르다고

즐거워한다.

그리고 시레기를 볶으면 정말 잘 먹는다.

아는 분이 시레기를 삶아 아예 멸치와 된장을 버무려 많이 주신 덕으로

봄 내내 먹었다.

 

그리고 시골에 가면 지천인 머위를 어릴 때는 순을 된장에 무쳐먹고

지금은 머위대를 삶아 껍질을 까서 들깨가루 넣고 볶아놓으면

며칠이고 잘 먹는다.

 

어머님은 여름이면 직접 기른 콩나물을 국으로 끓여 냉장고에 넣어놓으셨다

내어주시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나도 그래서 콩나물 한봉지 사다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냉국처럼 잘 먹는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농사지었다고 봉지봉지 주는 상추가

우리집 여름밥상을 지킨다.

된장하나만 있으면 쌈을 싸도 맛있고

어느땐 들기름에 국장장으로 겉절이를 해도 별미다.

손으로 뚝뚝 잘라 비벼먹어도 좋다.

 

남편과 아침을 먹는일이 행복하다.

그 시간이 잠시라도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 스케줄은 뭔지..누구와 점심을 먹을 약속이 있다고 하면 남편은 안심한다.

 

남편의 끼니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으니

밖에 나가도 참 마음편하다.

잘 찾아먹고 챙겨먹고 있으니 말이다.

 

결혼36년

참 평등한 가정을 이루어내는데 우리는 성공한 셈이다.

밥 빨래 청소

쓰레기 분리배출

신경전 벌이지 않고 살게 되었으니 말이다.

 

참 많은 시행착오와 대화

그리고 이해와 배려가 이루어낸 소박한 풍경이다.

 

남편이 툭툭 빨래를 넌다.

나는 배달된 책을 읽는다.

 

어제는 나도 남편이 좋아하는 시레기물고기조림을 만들었다.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평화로운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