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주부의 감식초
사랑밖엔 난 몰라 2014/11/25 11:42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6670
 


난타연습이 있는 날이라 연습을 하고 저녁 9시가 넘어  돌아와보니
집안은 온통 감 냄새 였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대봉감을 땄다고 두박스나 보냈습니다.
아직 떫으니 잘 두었다가 홍시가 되면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해마다 보내주는 이 감은 참 달았습니다.
한 박스는 꺼내서 이웃집에도 나누고 며느리네도 주고 하면서 홍시가 되기를 기다려
좀 무르면 남편과 둘이 반씩 쪼개먹곤 하고 있었습니다.
 
왠일이야?
 
남편은 고무장갑을 끼고 감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응..감박스를 열어봤더니 글쎄 이렇게 물러터지고...아까워서 어쩌지?
 
하면서 터진감은 버리려고 비닐봉지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나마 싱싱한 감들은 깨끗이 씻어 김치냥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버리지마..감식초 만들자 이렇게 말하며
정말 불량주부의 단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유리병에 물러터진 감들을 담아두며 미안하다 미안하다..식초로 잘익어라 하는 기원을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식초가 될지 술이될지
그러나 한 일 년 되면 노란 감식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유..집안 구석구석 좀 살펴봐야지..어째 아직도 주부의 자리로 안착하지 못하는지
남편에게 민망하고 나 자신에게 미안하고 ..
 
하지만 아직 서튼 주부의 자리를 열심히 메워주는 남편에게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남편의 속도 삭고 삭아서 식초처럼 새콤할 것입니다.
그래서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