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설을 지내고 아버지를 뵈러온 서울에서 내려온 여동생내와와 우리큰아들 큰며느리 민서와
함께 친정어머니 산소를 다녀왔다.
어머니께 세배드리고 노래불러드리고 어머니를 추억하고 돌아와 아버지께 세배를 드리러갔다.
아버지는 또 하나의 나이테를 그려놓으셨다.
여든여덟..미수의 연세가 되셨다.
아버지의 세월은 이제 아버지의 건강도 약하게 만들어놓았고 선비의 청량한 정신도
세월은 흐리게 만들어 놓았다.
약이라는 그 세월이 아버지께는 눈금 줄어드는 생명의 시간이었다.
아버지께 다녀와 두며느리들과 두여동생에게 설을 지내느라 마음분주했던 사간을 위로해 주고 싶어
인테리어 멋진 커피숍으로 집합문자를 보냈다.
여자 다섯은 그야말로 여자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설보내느라 수고들 했다"
8남매 맏며느리 집안의 종손인 큰 며느리는 큰며느리 역할을 다했고
작은며느리는 작은며느리대로 큰형님곁에서 두말없이 집안을 해냈다.
설지낸 음식을 골고루 챙겨 쌀줄도 알고 시할머니 작은엄마 산소에 가져갈 음식을 챙기는 일도 척척해냈다.
이렇게 수고한 두며느리들에게
잠시 커피향속에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큰며느리의 카스답이 마음 뭉클하다.
"어머니 세 꼬망들에 두며느리 챙기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오늘 여자들끼리 데이트 정말 즐거웠어요. 우리 자주 그렇게해요. 호호..푹 쉬세요"
작은 며느리도 답을 보내왔다.
:저도 형님마음이랑 같아요.엄마 사랑해요"
여자들의 데이트를 마치고 들어오자 저녁은 남자들이 챙기고 있었다.
남편과 큰아들 작은아들이 합세해 돼지고기 김치볶음을 하고 새우를 찌고 근사하게 저녁상을 차려놓았다.
설을 지내며 고생한 아내와 며느리를 위한 저녁상 그야말로 행복한 저녁을 만들어주었다.
두 며느리는 역시 아빠맛이라고 환호했고 행복한 설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 배려의 마음이 34년 명절을 지내면서 우리집안의 화목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수고했다는 그 한마디가 정말 어깨 아프고 발바닥에 불나는 그 시간을 위로해주었다.


저녁에 세손녀을 앉혀놓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었다.
할머니를 기억하면 어떤 추억이 가장 아름다울까?
할머니가 들려주던 시낭송...할머니와 함께 갔던 여행...
그중에 하나 할머니가 들여주던 봉숭아물도 기억하고 싶게 해주고 싶었다.
세 손녀는 경쟁이라도 하듯 손가락 발가락을 내밀었고
손톱에 발톱에 할머니 마음이 곱게 물들여졌다.
그래 아가들아
니들도 분주한 집에서 설 지내느라 애썼다.
봉숭아 물처럼 마음고운 아가들도 자라나렴.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것이란다.
아름다운 눈으로 보면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니까...
일요일아침
습관처럼 약을 먹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먹는 갑상선약
평생 내가 먹어야 하는 약이다.
이 작은 알약 두알이 내 몸을 지키는 약이기에 정성스레 먹는다.
그리고 핸드폰 카스에 날아와 있는 아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어떤 약보다 강력한 에너지가 되어 나의 혈관을 흐른다.
맏며느리
8남매의 맏며느리가 있다.
매번 명절이 지나면 몸살이나서 드러눕기 일쑤지만 명절내내 단 한마디의 불평을 본 적이 없다
삼촌넷에 고모셋 밖에서 들어온 동서가 넷이니 그중에 마음족한 사람이 몇이나 됐으랴
그래도 그네들과 열린마음으로 알콩달콩 명절을 치르고 그들이 다 돌아가면 몸져 눕는다,
그 집안의 큰아들에게 시집온 2대 맏며느리
친정에 올케 편하라고 미리 준비해놓는 친정어머니의 딸인지라 새댁에 오기전부터 이미 지쳐있기 마련인 여자
그래도 시엄마 편찮으신 뒤론 자기가 큰며느리라며 1대 맏며느리의 역할을 나눠갖겠다고 법석이다
그리고 당연하다는듯 제 역할을 해내고 돌아온다.
맏며느리는 자리가 만드는 거라고 한다
두 여자를 보면 정말 그렇다
평상시엔 그저 남편과 아빠에게 응석받이 여자들이 명절마나 괴력을 발휘하니 말이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두 맏며느리님들..
이보다 더한 보약이 어디있을까?
이글을 쓰고 있는 아침 아내의 아침을 챙기는 남편이 분주하다.
우유를 데워 시리얼을 타주는 그마음이 바로 다시 일어나게 하는 나의 사랑에너지다.
고맙고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