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13/10/31 10:41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6363
 


 
지금은 이렇게 낙엽이되어 어디론가 쓸려가고
썩어져 가겠지만 이 낙엽도 푸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때는 젊은 남편이 있었습니다.
주변의 일에 앞장서고 후배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했던 푸른 남편이 있었습니다
 
32년 전
그 남편이 첫 아이를 낳아놓고 병원비가 없어
꽃샘바람부는 거리로 돈을 빌리러 나갔습니다.
병원에서는 퇴원를 못하는 산모에게 눈치를 주고
있을때 그 남편은 어디선가 10만원을 꾸어왔습니다.
눈물 그렁한 그 남편은
병원비 8만원을 주고 간호사에게 수고했다고 만원주고
미역 한 봉지 사고 택시타고 오니 소고기 한근 살 돈도 남지 않았습니다.
산모에게 맨 미역국을 끓여주며 그 남편은 목이 메었습니다.
 
그러며 그 남편은 한달에 20일 이상을 잔업을
했습니다.
자전거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아내와 자식을 굶기지 않으려 앞만 바라보았습니다.
자신의 젊음을
어쩌면 밥이 더 절실한...자식의 학비가 더 절실한 가장으로 사는데 바치고 말았습니다
 
많은 형제 때문에 늘 자신의 꿈은 접어야했고
엄한 부모에게서 기도 펴지 못했지만 자식에게 참 많이 관대하게 살려고 애를 썼습니다.
 
자신의 아들들에게 자신이 한 고생은 물려주지 않으려 애썼지만 넉넉치 못한 형편은 자식에게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함을 늘 안타까워 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다행히 그 남편의 아들들은 아버지보다는 나은
길을 걷고 있음에 고마워하면서...
 
그 남편이 이제라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정말 아내때문에
자식때문에 무릎꿇어야 했던 시간들
아들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오면서
푸른 젊음을 다 바친 그 남편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늦게라도 꿈을 이루어서 정말 좋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 새벽
잠이 오지 않아 한 남편의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
봅니다.
괜히 눈물이 납니다.
 
-비단모래 오늘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