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에게 여러가지 음식재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든든한 일이다.
더구나 이렇게 장마철을 앞두고 있으면 여러가지 반찬거리나 양념거리가 준비돼야 안심이다.
예전 어머니는 장마철이 오기전에 가장 먼저 마늘을 준비하셨다.
무른 논마늘은 사서 장아찌를 담그셨다.
간장에 담그기도 하셨고 소금물과 식초 설탕에 담그기도 하셨고
고추장에 박아놓기도 하셨다.
간혹 이것들은 도시락 반찬이 되어 마늘냄새 풍기며 양은도식락속에 들어있었다.
그래도 보리밥에 물말아 고추장에 박아놓은 마늘장아찌를 먹으면
밥이 꿀떡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조금 지나 밭마늘이 나오기 시작하면
접으로 된것을 사서 부엌옆 벽에 매달아 놓으셨다.
김장하고 겨울을 지나 다음해 마늘이 나올 때 까지 먹어야 하기때문에
열접이상은 사신 것 같다.
시골에 살때도 우리집은 농사를 짓지않아서 아버지가 가르치시는 학생들이나 이웃들이 가져다 주신
마늘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작은 오빠와 마늘캔 밭에가서 이삭을 주웠던 기억도 난다.
아주 꼬맹이 마늘들..
그 마늘을 까느라고 손톱밑이 화닥이던 생각이 난다.
이 마늘을 보니 추억에 잠긴다.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에 어떤 돈으로 마늘을 준비하셨을까?
시골로 다니시면서 마늘한접이라도 생기면 그 마늘을 이고 먼먼길을 오신 어머니
그 고단한 어머니의 길이 아릿하다.
나는 이렇게 행복하게 마늘을 잔뜩 선물받았다.
겨울까지 먹고 내년 봄까지도 충분할 것같아 마음 뿌듯하다.
나의 마음을 채워주신 그분의 노고를 생각해서 정성으로 먹어야겠다.

감자가 도착했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못한 서산아저씨
감자농사를 지으시는것도 아니고 사업을 하시는데 이렇게 감자를 보내셨다.
감자가 어른 주먹만하게 크고 실하다.
서산은 팔봉산 감자가 유명하고 얼마 전 감자축제를 했다.
고맙다고 전화를 드렸다.
그냥 웃으신다.
오늘아침 밥하면서 감자 두개를 쪘다.
그리고 감자랑 양파를 넣고 고추장 찌개를 했다.
온통 감자 반찬이지만
마음이 풍성하다.
감자도 장마지기 전에 준비해놓아야 한다고 서너박스씩 사시던 어머니
여름이면 밥보다 감자를 더 많이 먹었던 그시절
그때는 감자값이 엄청 쌌었나보다.
찐감자에 감자볶음에 감자국에 감자조림에 여름이면 엄청나게 감자를 먹으며 지냈다.
그 덕분에 그래도 이만 건강한게 아닐까?
오늘저녁은 감자를 강판에 갈아 감자 전을 해볼까?
감자를 보니 이 감자이삭을 주으러다니던 생각이 난다
유리구슬만한 감자이삭을 주워오면 간장에 졸였다.
어머닌 우리가 주워온 감자이삭을 졸이시며
자신의 가슴도 졸이신건 아닐까?
이제는 볼 수없는 어머니
마늘과 감자에도 어머니와 얽힌 이야기가 이렇게 많으니
딸 마음은 서늘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