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21일 오후2시 우리나라에서 정전대비훈련을 한다.
우리나라가 다시 캄캄해 질 수 있다.
블랙아웃...
10살 대전으로 이사와 가장 신기한게 전깃불과 수돗물이었다.
시골에서 등잔불아래서 밥먹고 공부하고 어머니가 샘에서 길어오신 물을 쓰던 시절이었다.
큰오빠가 골방에 앉아 밤새 공부를 하면 어머니는 '지름 닳으니께 불끄고 자라'고 하셨다.
아들의 공부보다도 등잔에 넣은 석유가 닳는게 더 무서운 일이었다.
소주 대두병 하나 사온 기름이 줄어들면
그야말로 블랙아웃 캄캄하게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등잔불아래서 공부한 큰오빠가 대전중학교에 입학을 해서
우리는 대전으로 이사를 왔다.
초등학교 3학년
작은 방하나에 부억이 딸린 방 가운데 네모진 창에 백열전구 하나가 달랑 달려있었다.
그걸 켜면 밤에도 대낮같이 밝았다.
그 전구알 하나로 부엌과 방을 비추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9시만 되면 전구를 끄고 다 자라고 하셨다.
등잔에 넣는 석유보다 더비싼 전기세를 내야 하셨기 때문이다.
주인집 마당 한가운데 수도라는게 있었다.
꼭지만 틀면 물이 줄줄 나오는 이상한 기계
참 신기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때 주인집에 있던 열두발 두레박 샘물을 퍼 사용하셨다.
우리에게 수도는 절대 만지지 말라고 하셨다.
그때 물을 쓰면 돈을 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어린 3학년 꼬맹이는 그 우물물을 퍼서 머리감고 걸레 빨고 했다.
줄줄 나오는 수도물이 쓰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명은 두려웠다.
시골에서 동이 하나에 물을 길어 먼 길을 걸어오신 어머니
그 한동이 물로 밥하고 세수하고 발닦고 나중엔 마당 한켠 채소밭에 뿌려졌던 그 물
어디든 엎드리면 마실 수 있는 물을 돈을 내고 써야 한다는게 이해가 안됐지만
그러며 나는 도시생활에 길들여 지기 시작했다.
방방이 전기가 있고
집안에 가득한 가전제품들...
TV2대 냉장고 세탁기 전자렌지 청소기 정수기 김치냉장고 컴퓨터 에어컨 선풍기 드라이기 믹서기 다리미 전기압력밥솥
각종 전화충전기 온통 전기를 써야 하는 기기들이 가득한 집에서 전기먹는 하마들과 함께 하고있다.
편리함을 누리며 살면서 우리가 치뤄야 할 댓가는 많은 전기료와...
지금처럼 에너지 고갈의 위기를 맞아야 한다.
이렇게 가물어 모내기도 모내기한 논이 갈라지는데
나는 오늘아침 물을 어떻게 썼는지 생각해본다.
요즘 많이 조심하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하지 않게 썼다.
전기 콘센트는 몇개나 빼 놓고 왔을까
전기가 없다면 이 많은 가전제품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물이 없다면 아파트의 화장실은?
아 두려운 일이다.
어렸을때는 방공훈련으로 불을 끈적이 있었다.
이제 우리는 에너지 절약으로 불을 꺼야 한다.
작년 우리는 예고없는 정전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잠시라도 전기가 꺼진다면?
아 두려운 일이다.
필요없는 콘센트만 빼더라도...
국민발전소를 짓는 일에 우리모두 동참해야 한다.
특히 우리주부들이 앞장서야 한다.
주부들이 나서면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낼 수 있다.
아자...아자...해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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