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준비를 하며 안경을 고른다
오늘은 어떤 안경으로 내 앞길을 밝힐까?
자꾸 세상이 흐려진다.
그대를 몰라보더라도 이해하시길
바람이라면 그대가 먼저 알아봐주기를..
안경을 쓰지않던 어린시절은 참 이상하게도 안경 쓴 친구들이 멋있어보였다.
동그란 안경 네모진 안경을 쓰면 지적으로 보였고
나도 시력이 나빠져서 얼른 안경을 써보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시력이 나빠지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책을 한참보면 눈물이 나서 볼 수가 없고 운전하다가 어느때는 이정표도 흐릿하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고 있으니..
이 기계를 바라보니 시력은 점점 더 나빠지고..

그러나 아침길은 안경을 끼지 않아도 상쾌하다
초록길 따라가면 무념무상의 피안
그끝에 서있는 바람의 무늬
눈 속에 박혀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눈부처
그리하여
산길에서는 그저 느리게 걸어볼 일이다
길가에 있는 질경이도 바라보고
이름모를 꽃도 바라봐주고
엉겅퀴 꽃까지 예쁘게 바라봐주자
나를 기다리며 피어있으니..

오늘아침 바람은 참 삽상했다
내 폐속으로 들어가 영혼을 말갛게 헹구었다
진초록 피가 흐르도록
그리하여
오늘도 에너지를 받아 힘차게 살아가도록..
마음으로 걷는 길
그대가 앞장서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