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사랑밖엔 난 몰라 2012/05/11 12:07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5577
 


 민서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 찍히는 세상의 그림은 무엇일까?

민서의 눈동자속에 내얼굴도 눈부처로 찍힐까?

참 궁금하다.

나날이 다르게..나날이 신기하게 자라고 있는 민서의 눈동자속에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만 비춰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이 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구나..경이로운 감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 신기한 세상이기도 하지.

민서의 배꼽 떨어진 것이 도장으로 만들어 졌다.

 

이도장이 우리민서의 행복을 확인할때 꼭 찍히기를 바란다.

 

 

도장..

도장의 효력은 어딘가에 꾹 찍을때 그때부터 발생한다.

 

평생을 살면서 우리가 도장을 찍어야 할 때

스스로 찍어야 할 때는 언제부터 일까?

 

나는 초등학교 졸업을 하며 빨간도장이 생겼다.

학교에서 졸업생 전체에게 해준 것이다.

이 도장을 많은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원서에 찍었을 것이다.

 

 

2003년 6월20일에  블로그에 올린 도장이라는 글이 있어 퍼 옮긴다.

 

 

남편이 내게 도장을 선물했다
조각이 아름다운 도장이었다
'요즘은 도장 잘 않쓰는데 뭘~도장을 파왔어'
하면서 달가워 하지 않자
'자기 도장 볼 때마다 마음이 걸려서~
귀퉁이도 깨지고 뚜껑도 없고~그리고 이 도장은 수호를 의미하니까 지니고 있으면 좋대'

'고마워'
하고 받아넣고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빨간 도장을 생각해 낸다.

정말 볼품없고 깨지고 뚜껑도 없는 빨간 뼈도장

하지만 내게는 얼마나 큰 의미로 남아있는지...

이 빨간 도장은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학교에서 파서 나누어 준것이다
생전처음 내 이름이 새겨진 도장이 생겼다는것은 가슴 부풀게 하는 일이었다

중학교 원서에 빨간 인주를 묻혀
나 라는것을 증명하며 찍었던 도장

그러나 결국 그 도장이 찍힌 중학교 입학원서는 제출되지 못했던 아픈 도장..

 
결혼때도
아이의 출생신고에도
그리고 나의 각종 통장에도
나의 동그란 이름은 찍혀졌다.

지금이야 은행을 가도 현금카드를 이용하고 새로 통장을 갱신할때나 도장이 쓰이지만
예전에는 일일이 도장이 아니면 출금하기가 어려웠다
도장은 늘 나의 가방 속에서 나의 분신처럼 들어있었다
유난히 저금하는것을 좋아한 나는 통장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아주 가난한 신부의 꿈은 빨리 내집장만을 하는거였다
8남매 맏이의 월급은 부모님과 동생들의 학비 애경사로 많이 빠져 나가고 내 손에 남는건 정말 작은 돈이었다

그돈을 쪼개고 쪼개서 내 아이와 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것도 입히고 싶은것도
눈을 꼭 감고 말아야 했다.

사고 싶은 책도 많았고 음악회 연극 전시회 영화
눈 딱감고 살아야 했다

그러면서 결혼 4년 만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다
그 아파트 계약서에 내 동그란 도장은 눈부시게 찍혔다.

아주 작은 13평 아파트지만 내겐 궁궐이었고
낡은 아파트였지만 빛나는 집이었다.
내 집을 마련했다는 벅찬 가슴은 쓸고 닦고
그리고 예쁘게 가꾸어 나갔다

그러며 차차 집을 넓혀갔어도 그때 작은 아파트를 샀을때의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이 도장으로 가장 가슴아프게 남은 추억도 있다
그건 작은 아이의 수술 승낙서에 도장을 찍은 일이였다
'수술도중 사망할수도...다리를 절단 하거나...
수혈이 필요하거나...'하는 무시무시한 글씨들이 써진 수술승낙서에

어떠한 일이 생겨도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겠다고 찍은 도장~

참 세월이 약이라는 이야기가 맞는가 보다
많은 일들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지나간 세월속에 이만큼 나이테를 가진 내모습이 서있다

내 도장도 닳고 닳아서 귀퉁이가 깨지고 뚜껑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내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내 가방에서 내 세월과 함께 해 왔다

아마 이 낡은 도장
버릴수 없을것 같은 예감이다

내가 이세상을 마치고
떠나가는날
확인도장을 찍을수 있다면
그 때 내 도장도 나와 함께 생을 다하리라

기쁘게 나와 함께 하리라(*)


그런데 지금 그 도장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어느 구석에서 꼭 박혀있겠지만..

찾고 싶다.

빨간 뼈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