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쳔 첫 날
사랑밖엔 난 몰라 2011/10/24 23:35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4805
 


아무일도 없다는 듯

무심한 시간이 흐른다,.

분주하게 개편을 준비해서 첫방송을 했는데

방송 중 전화는 세번이나 끊어지고..

아--내 탓은 아닌데 왜 그렇게 가슴이 답답할까?

공들여 준비한 것이 와르르 무너지고

나는 쓴 침을 삼킨다.

 

아직도

소심한 A형은 20년이 넘게 방송을 한다면서도 이렇게 생방송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다니..

 

방송을 끝내고 마주한 소주한잔...

아니 두잔

딱 두잔의 소주가 온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거리에 낙엽이 수북하다.

아직 가을잔치도 끝나지 않았는데 나무는 나뭇잎과 이별의식을 치른다.

바람의 힘을 빌려서든

아니면 저혼자 손을 놓든

잎을 떨구고 있다.

 

그러고 저 혼자

벌거벗은 채 겨울을 나려고 한다.

 

가을비는 내복이 한벌이라더니

내일아침 날씨가 쌀쌀할거라는 일기예보를 듣는다.

어디선가는 첫눈이 내릴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매년 마주하는 것이지만 아직

아직 가을을 보낼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가을에 푹 빠지지 못했는데 떠나려고 한다.

 

한사람이 떠나간 자리

바닷가 모래 한 알 빠진 것 같이 아무렇지도 않다.

다만 감성여린 펄이 써놓은 글이 가슴에 닿는다.

 

프리랜서는....
차라리 봄에 아웃되면 꽃들이 있어서 덜 슬픈데
버석거리는 가을 낙엽을 밟으며 회사를 떠나는 건 더 슬픈데...어쩌죠....

나는 프리랜서

언제 떠나야 버석거리는 낙엽을 밟는것 처럼 버석이는 가슴을 추스릴 수 있을까

나는 내년 봄까지는 또 이렇게 갈 것이다.

까맣게 잊을 것이다.

 

내일아침

나는 어떤 목도리를 준비해야 할까?

목이 찰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