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일도 없다는 듯
무심한 시간이 흐른다,.
분주하게 개편을 준비해서 첫방송을 했는데
방송 중 전화는 세번이나 끊어지고..
아--내 탓은 아닌데 왜 그렇게 가슴이 답답할까?
공들여 준비한 것이 와르르 무너지고
나는 쓴 침을 삼킨다.
아직도
소심한 A형은 20년이 넘게 방송을 한다면서도 이렇게 생방송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다니..
방송을 끝내고 마주한 소주한잔...
아니 두잔
딱 두잔의 소주가 온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거리에 낙엽이 수북하다.
아직 가을잔치도 끝나지 않았는데 나무는 나뭇잎과 이별의식을 치른다.
바람의 힘을 빌려서든
아니면 저혼자 손을 놓든
잎을 떨구고 있다.
그러고 저 혼자
벌거벗은 채 겨울을 나려고 한다.
가을비는 내복이 한벌이라더니
내일아침 날씨가 쌀쌀할거라는 일기예보를 듣는다.
어디선가는 첫눈이 내릴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매년 마주하는 것이지만 아직
아직 가을을 보낼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가을에 푹 빠지지 못했는데 떠나려고 한다.
한사람이 떠나간 자리
바닷가 모래 한 알 빠진 것 같이 아무렇지도 않다.
다만 감성여린 펄이 써놓은 글이 가슴에 닿는다.
프리랜서는....
차라리 봄에 아웃되면 꽃들이 있어서 덜 슬픈데
버석거리는 가을 낙엽을 밟으며 회사를 떠나는 건 더 슬픈데...어쩌죠....
나는 프리랜서
언제 떠나야 버석거리는 낙엽을 밟는것 처럼 버석이는 가슴을 추스릴 수 있을까
나는 내년 봄까지는 또 이렇게 갈 것이다.
까맣게 잊을 것이다.
내일아침
나는 어떤 목도리를 준비해야 할까?
목이 찰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