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저녁, 주인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 잎싹을 발견하고 닭장에서 끌어냅니다. 그리고 뒷산에 파놓은 구덩이 안에 던져버리죠. 한밤중에 정신을 차린 잎싹은 먹이를 찾아온 족제비의 공격을 받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해요. 말수가 적은 이 청둥오리는, 마당으로 가고 싶다는 잎싹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홀연히 사라지네요. 그는 마당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었던 걸까요? 집으로 돌아온 잎싹은, 마당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친해지려 하지만, 이들의 텃세가 만만치 않아요. 낯선 이가 들어오면 질서가 무너진다며 무정하게 잎싹을 쫓아내네요. 갈 곳 없어진 잎싹이 정처 없이 걷고 있을 때 어둠이 걷히고 동이 틉니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초원을 보자 근거 없는 희망이 샘솟는 잎싹, 넓은 세상을 향해 외치죠. "모두들 안녕! 난 잎싹이야!" 알을 품은 잎싹이
1공인중개사 달수 2새로운 보금자리 3알을 품는 잎싹 마당을 나온 잎싹이 제일 먼저 만난 친구는 수달 '달수'씨입니다. 공인중개사 달수는 청둥오리에게 얘기 들었다며 잎싹이 지낼만한 집을 찾아주는데요, 양계장 닭이 살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한참 고민하던 달수는 찔레 덤불 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알고 보니 그 근처에 말 수 적은 그 청둥오리가 하얀 오리와 짝을 지어 사이좋게 살고 있네요. 그 모습을 훔쳐보며 부러워하던 잎싹. 그런데 어느 밤, 나그네(잎싹이 지어준 청둥오리의 이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하얀 오리가 족제비에게 잡혀가고 맙니다. 나그네가 족제비를 쫓아간 사이, 동정을 살피러 온 잎싹은 둥지 위에 놓인 알을 발견하죠. 많은 알을 낳았지만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잎싹은 신기한 듯 알을 살펴보다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대봅니다. 아직 따뜻하네요. "내가 널, 이렇게 품어줄게..." 한참 뒤 족제비를 놓치고 돌아온 나그네는, 알을 품은 채 잠든 잎싹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경우 없다고 쫓아낼 법도 한데 그러질 않네요.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잎싹의 마음을 이해한 걸까요. 엄마와 나는 달라
1알을 깨고 나온 아기 2늪으로 향하는 모자 3다르게 생긴 엄마와 아들 4 날고 싶은 초록 잎싹이 알을 품는 동안, 먹이를 가져다주고 족제비를 감시하던 나그네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족제비와 마지막 혈투를 벌이다 최후를 맞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늪에 가서 살라는 말을 남기며, 이런 말도 덧붙였죠. "잎싹아, 넌 훌륭한 암탉이야. 너한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그 날 밤, 알을 깨고 아기가 나왔습니다. 처음 본 잎싹을 엄마라고 부르며 파고드는 아기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아빠를 닮아 초록색 머리를 가진 아기에게 '초록'이란 이름을 지어준 잎싹은, 늪으로 가서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듭니다. 처음엔 행복했죠.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수영을 배운 초록이를 보면 잎싹은 "우리 아기 천재"라며 호들갑을 떨고, 초록이도 엄마를 무척 따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는 생긴 것도 다르고, 수영도 못 하고, 늪 생활에 적응을 못해 자꾸 아프니까요.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도 초록이를 괴롭힙니다. 이 새 저 새 찾아가 배워봤지만 아무리 해도 날아오를 수 없으니 가슴이 터질 것 같죠. 하지만 엄마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요.
잎싹의 가슴도 터질 것 같습니다. 그런 엄마를 두고, 초록은 결국 집을 뛰쳐나오죠. 마당으로 간 초록이
1엄마를 떠나는 초록 2족제비의 습격 3날아오른 초록 4 초록의 비행을 지켜보는 잎싹 집을 나온 초록이는 고픈 배를 채우려 어느 농가의 텃밭에 들어갔다가 집오리들과 마주칩니다. 그들에게 마당이라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죠. "우리가 사는 마당은 정말 안전해! 없는 게 없지. 아늑한 인테리어, 포근한 잠자리, 복합사료 안에는 영양가도 듬뿍! 웰빙장수하려면 마당에서 살아야 해." 달콤한 말에 혹한 초록이는 집오리들을 따라 마당으로 들어갑니다. 발도 닮고 부리도 닮은 친구들이니 같이 살기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마당은 초록이가 생각한 파라다이스가 아니었어요. 아름다운 늪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던 초록이 눈에는, 마당 구석에 있는 좁고 더러운 연못에서 행복하다는 듯 헤엄치는 집오리들이 이상하게만 보입니다. 그 순간 초록이의 목을 잽싸게 잡아채는 손, 이 집 주인입니다. "이게 웬 떡이야, 야생오리네? 일단 날개부터 잘라야겠구만." 초록이 위기에 처했을 때, 참새 짹이 잎싹에게 날아와 그 소식을 전합니다. 친구 달수와 함께 정신없이 달려온 잎싹은 아들을 구하려고 주인에게 달려들지만 한참 역부족. 그때, 자신이 살던 양계장이 눈에 띕니다. 달수와 함께 양계장으로 들어가 닭장 문을 여는 잎싹. 처음엔 영문을 몰라 가만히 있던 닭들이 봇물 터지듯 마당으로 쏟아져 나오네요. 정신없는 틈을 타 잎싹과 초록은 탈출에 성공하는데요, 숨 돌릴 새도 없이, 나그네를 잡아갔던 무서운 족제비가 나타나 초록이를 향해 달려듭니다. 있는 힘을 다해 달아나던 초록이가 벼랑으로 떨어지자, 잎싹은 하얗게 질려버리죠. 그런데 다음 순간, 벼랑 끝에서 다시 솟아오른 초록이, 두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오릅니다! "엄마! 내가 날고 있어! 내가 날고 있다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잎싹의 눈에 눈물이 고이네요. 하늘로 날아오른 아들은, 이제 어디로 날아갈까요. 아이들에게 보여줄 세상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러 간 극장에는 어린 관객이 많았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어린이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죠. "왜 울어?" "죽었어?" 왠지 그 소리가 푸근하게 들리더라고요. 복잡한 스토리를 따라잡지 못할 만큼 순수한 이 아이들이, 못된 편견을 가지기 전에 이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