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간 병원에 계시던 시아버님이 일주일간 외출을 하셨다.
이젠 고향의 바람을 쐬어야 겠다고 얼마전 부터 말씀하셔서
시골집 벽에 손잡이를 만들고 침대를 안방으로 옮기는 작업을 얼마전에 해놓고
어제 아버님은 시골로 바람처럼 가셨다.
어제 울산에 가는 바람에 오늘아침 일찍 아버님 계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용담호에 물이 가득했다.
저 찰랑이는 물처럼
2년간 고향 그리는 마음이 찰랑이셨을 아버지
그아버지를 위해
남편은 식탁의자도 편안한 것으로 준비했다.

2년전 아버지는 허리 협착증으로 수술하셨다.
그리고 2년
곧 돌아오마 하셨던 고향집을 2년간 비워두고 아버지는 병상에서 계셨다.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셨는지
8순의 어르신은 놀랍게 잘 걸으셨다.
아니 고향에 가시려고 이를 물고 운동을 하셨을지도 모른다.
아버님 집에 오니 좋으세요
그럼 좋지..
그렇다
뒷산에 어머님 잠들어 계시고
한평생 밟고 다니셨던 고향 그길에 아버님은 걸어서 가시리라 마음먹으셨을거다.


그리고 마당한켠 여기 목련나무아래
헌 의자하나를 놓았다.
방에 계시다 갑갑하면 앉아계시라고 마음을 쓴것이다.
그리고 사립문 앞 단풍나무아래도 의자를 놓았다.
지나는 사람도 구경하고 차도 구경하고
그리고 찾아올 자식들 여기서 기다리시라고...
이 의자에서 일주일간 아버지는 고향의 바람냄새 흙냄새를 맡으실 것이다.
다음주 고향에서 8남매가 모이기로 했다.
그날을 이곳에서 기다리실 것이다.
아버님을 고향에 두고 돌아오며 남편은 두통에 시달렸다.
목울대에 매달린 애절함..편찮으신 아버지를 두고 돌아오는 장남의 마음이리라.

아버지의 의자 / 정수라
그 옛날 아버지가 앉아 있던 의자에
이렇게 석고처럼 앉아 있으니
즐거웠던 지난 날의 모든 추억이
내 가슴 깊이 밀려 들어요
언제였나요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여기 앉아서
사랑스런 손길로 나를 어루만지며
정답게 말하셨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그 말씀이 들릴 듯 해요
이렇게 앉아 있는 나를 바라 보시며
어머니 눈시울은 젖어 있어요
아버지는 의자 하나 남겨 놓은 채
그 어디로 떠나셨나요
여기 앉아서 나는 꿈을 키워 왔어요
아버지의 체온 속에서
따스했던 말씀과 인자하신 미소를
언제나 생각했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그 모습이 보일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