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이날
우리부모님은 나로 하여금 마음 아프신 일 없으셨을까?
곰곰 생각하니 무던히 마음아프게 해드렸다.
제때 공부하지 못해 우선 명치 끝 아프게 해드렸고
어려서부터 워낙 유약해서 아프게 해드렸고
열차사고로 놀라게 해드렸고
결혼해서도 여러번 수술해서 아프게 해드렸고
아픈 아들 기르는 모습 보여드려서 마음아프게 해드렸고
(아버지는 한철이 데리고 서울로 병원 갈 때마다 꼭 대전역에 나오셔서 새벽기차를 타는 나를 지켜보셨었다
7시59분 열차 참 많이도 탔다. 그때마다 두손모아 기도하고 계셨고 뭐라도 먹여 보내시려고 애쓰셨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은 불효를 저질렀다.

어머니 계신 소영원 입구
온갖 꽃들이 대궐을 이루어
살아생전 환하던 어머니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소영원 오르는 계단도 꽃이 만발했다


어머니 누워계신 곳에 꽃다지 몇송이 놓았다
오빠들은 카네이션을 심어놓고 왔다고 했다


소영원(嘯泳苑) 영원히 휘파람 부는 곳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 계신 어머니...









큰아들네가 사온 카네이션
이꽃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나는?



소영원연가
어머니
유난히 마음 아픈 날입니다
이런날은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자식들 먹일 것 없어 애타시던 그눈빛
삼천냉방에서 겨울을 보내야 했던 그때
보리죽 조차도 배불리지 못하는 여섯남매 때문에
어머니는
화깃내 나는 심장을 졸이고
구멍난 정강이뼈 까지
자식들에게 주고 싶어
속상해 할일도 아닙니다
처마끝 물이 제자리에 똑똑 떨어지는 것을
어머니께 제대로 한 것 없는 딸
어머니를 위로하지 못한 죄를
하얗게 머리푼 민들레 처럼
머리풀고 석고대죄 할 수 밖에
무심히
함박꽃 핀 소영원을 돌며
치미는 눈물을 참습니다
어머니 앞에서는 눈물도 사치일 것 같아
내가 누구의 어미라는 것이 부끄러운 날
그냥 하늘을 보며 민들레 홀씨를 날립니다
내 몸도 그렇게 흩어져
이름 모를 강을 따라 흘러가면 그 뿐...





그나마 아버지의 환한 웃음이
눈물을 멈추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