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사월입니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11/04/01 09:01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3889
 

 


이쁜마누라 

3월의 새봄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4월을 맞이했네요.

주변의어려운일로 가득했던3월이라

새봄이란 말은 꺼내보지도 못한 것 같네요.

3월 31일  한곳직장에서 30년을 마감한다는 일

뜻깊고 감사해야 되겠지만 그래도 강산이 세번씩 변한 세월의 정이  

허전함을 더하게 하네요.

모든 준비는 다 되어 있다해도 그동안 나를

 우리가족을 지켜주고 풍요롭게 만들어준 내가

가장 의지하고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내가가장 사랑했던 따뜻한 내직장 이었기에 허전함이 더했을겁니다.

모든정산을 마치고 이쁜마누라의 문자한통이 끝내 허전하고 섭섭함을

밖으로 터트리게 만들었네요.  

내삶을 아름답고 건전하게 내가정과 가족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그리고 내 앞으로 갈길까지 깨끗하게 닦아준 회사를 남은시간 더 사랑할겁니다 

4월의 아름다움만큼...     이쁜마누라 몸과 마음 아프지 않는 아름다운 4월보내요.

                              -사월 첫날 당신 남편이 

 

 



 벌써 11년째 매월 첫날 남편은 내게 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정성이 대단합니다.

아마 이끈기가 그를 지탱하는 힘이었을 겁니다. 


 

사월입니다 꽃피는 사월입니다.

한직장을 30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임을 앞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마라톤을 하고 골인지점에 다다르는 벅찬 느낌일까요?

아니면 절벽이 가로막는 느낌일까요?

 

그냥 쓸쓸해 보였습니다.

어깨가 축 쳐져 있는 모습

애써 힘을 내려고 하는 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30년 눈부셨습니다.

많은 가족들을 갈무리하게 만들어 주었고

두 아이를 기를 수 있었고

따뜻한 가정을 만들 수 있었고 걱정없이 지갑을 열 수있게 만들어 주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냥 소주한잔을 같이 나누었습니다.

노래방에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결국 둘만이 다독여야 할 가슴 이었습니다.

 

그렇게 3월31일 보냈습니다.

서로 늦도록 뒤척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30년 즐거웠고 행복한 시간만 걸러내 가슴에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오늘아침

"사월 한 달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요"

라는 말을 남기고 출근했습니다.

 

그래요.

꽃피는 사월입니다.

이제 세상은 꽃으로 가득 찰테고 우리는 그 꽃 아래서

어려움을 딛고 피어난 꽃을 박수치며 즐기면 그뿐입니다.

 

인생은 계절 같아서

꽃피는 세월도 있었을 것이고

푸르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고

지금은 잔잔히 물드는 아름다운 계절이라 생각합시다.

 

우리가 불행하지 않았듯이

마음에서 불행을 기억하지 못하듯이

남은 삶도 그렇게 살아갑시다.

 

하지만 오늘은 꽃피는 사월입니다.

아파트 화단의 목련이 웃음을 피우기 시작했고

거리의 벚꽃들이 팝콘처럼 꽃잎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꽃피는 사월

마음의 우울을 걷어내고

꽃길을 걸어봅시다.

 

그게 봄에 대한 예의라 생각합니다.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길에서...